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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인생칼럼

애증의 삶 ㅡ 단편소설ㅡ 김형희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25. 1. 20.
애증의  삶  ㅡ 단편ㅡ 김형희

사랑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그녀에게 사랑은 떠나고 그녀의 뱃속에 아이만 남겨져 있었다

목에 매달린 커다란 혹을 떼어내 듯 끊임없이 몸부림쳤지만 아이는 아무렇치 않은듯 쑥쑥  자라나고 있었다 ㆍ

만년설 속의 진한 어둠이 지나가는듯  시간은  가고 뱃속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다

남들이 다 갈 수 있는 그 편한 분만실 조차 갈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고 피폐해진 인생 이였지만 그녀는 그 누군가에게만큼은 축복을 받는 아이가 되게 해 주고 싶었다


기억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ㆍ 얼마나 다행인가 바다를 노래 하고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던 어릿광대 같은 그 남자가 ㆍㆍㆍ


남자는 깊은 새벽 적막을 흔들어 주는 발자국 소리를 내면서 그녀 곁에 다가왔다

입을 앙다문 그녀의 신음소리가 고양이의 발정소리처럼 새벽을 쪼개고 있었다

주먹 만한 아이가 그 남자의 손에 들려져 있었다 아침의 신이 찾아 오기 전에 아이에게 축복을 빌어야 만 하였던 그녀는 아이가 사랑받는 별이 되기를 빌었다


사랑받지못한 ,사랑 받을 수 없었던, 사랑해 줄 수 없었던 ,그녀의 몸과 마음을 아이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리라ㆍㆍ

아이의 눈을 쳐다보는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듯  몸이 흥분이 된 듯 보였다

사랑의 신이 아이 가슴과 얼굴  눈속에 살아 숨 쉬는 듯 사랑에 빠져 버리는 사람들 ㆍㆍ

그것이 비극이라는 걸 아는 듯 모르는 듯 태양은 웃고만 있었고 ㆍ 사랑의 신을 시기하는 질투의 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이의 머릿속 영혼은 자유로운 영혼과 뮤즈가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성숙해 버린 그에게 사랑은  창살속의 구속이였다ㆍㆍ 커져 버릴 대로 커져버린 자유의 영혼  ㆍㆍ 가슴속은  자유가 우주의 풍선처럼 자라고 있었다

어느날 부터 숨막혀 버리는 고통이ㆍ그녀들의 사랑 노래는 50년동안 들어온 고리타분한 뽕짝소리 였으며 귀속이 찢어지는 아픔처럼  생채기 내듯 들려왔다ㆍ

자유로운 사랑이 아니라면 사랑을 논하지마라 길을 떠난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 사랑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찾으리라

길을떠낫다 끝없이 걸었다ㆍ언제나 그자리에  ㆍㆍ탄식ㆍㆍㆍ절규ㆍㆍㆍ

사랑받기를 빌었던 그 어머니의 마
음을 지워 버릴 수  없었던 것은 운명의 신이 그의 가슴속에 뿌리 박혀 있었기 때문인것을 ㆍ

목을 조여오는 숨막힘 거대한 거머리가 몸속을 칭칭 감고 피를 빨아 먹듯이 그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에게 사랑은 벗겨지지 않는 입을 막아버린 두꺼운 가면이였다ㆍ컥 컥 숨이 막혀ㆍㆍㆍ

벗겨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가 이제는  영혼이 삼라만상이 태어나던 우주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
 

그는 중얼거리고 있다 사랑이란  것은  이 세상에 애초  없었던 거야  아니 존재하지 않았던거야 사랑은 말이야ㆍㆍㆍ


그를 사랑 했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없는 먼 곳에서 가슴 속에 들어 있던 사랑을 우주의 심연 속에 던져 버린 것이다

이제 그의 이야기는 끝이 날 것이다ㆍ

스쳐 지나간 바람을 기억할 수 없듯이 ㆍㆍ그의 사랑 노래와 그 영혼은  영원속으로 사라질 것이다ㆍ

아파하지 마 아파하지 않을 지라도 사랑은 없었으니까 ㆍㆍ  어디선가 언제나 그렇듯 바람 노래가 바람 소리와 함께 들려오면  콧노래를  불러라 ㆍㆍ  그의 영혼이  미소지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