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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냉장고 이야기..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5. 4. 9.

산을 타기 시작하면서 틈틈이 산야초나 나물을 띁어 오는 관계로 냉장고가 가득 차버렸다. 때문에 아내는 음식물을 보관할 수가 없다고 허구헌날 바가지를 긇기 시작했다. 김치 냉장고를 사달라고 하는데, 그게 어디 한두푼인가? 안된다고 하면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방송국에 글을 써서 김치냉장고를 타주겠다고 말하였다. 물론 아내는 코웃움을 쳤지만..나는 때를 기다렸다. 어느덧 할일없이 지낼 수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잠시 틈을 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방송에 쓰는 글이니 만큼 오타나 성급함이 배어 있는 글이 되지 않도록 여유있는 시간에 쓰려고 한것이다.한편의 글을 쓰는데 보통 두시간 정도 걸린다. 

 

김치냉장고를 상품으로 주는 방송을 택하였다. 처음에는 MBC 라디오의 "전유성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 글을 올렸다. 글을 쓰면서 참고 사항으로 만약 채택이 된다면 꼬옥 김치냉장고를 보내 달라고 부탁 하였였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 어느날  꺼진 핸드폰을 켜보니 서울번호가 찍혀 있었다. 방송국인가 ? 생각하다가 아쉬우면 전화 하겠지 하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궁굼증을 참지 못하고 전화를 하였더니 방송국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니 나중에 다시 하라고 하였다. 낮우에 뜬금없이 말하기도 곤란하다고 생각하여 그냥 두었다. 그런데 몇칠후에 방송국 대행사라면서 지금은 라디오 시대 " 웃음이 웃어 나는 편지" 에 투고한 글이 일일방송뿐만 아니라 주간상품으로 채택되어 가스오븐렌지를 보내 주겠다면서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 보았다.

 

방송에 내 글이  나오는 것을 듣지도 못한 것이였다. 김치냉장고를 타기 위해 쓴글이 대신 가스오븐렌지가 된것이다. 나는 그것을 팔자고 하였는데, 아내는 2구짜리 가스렌지 때문에 얼마나 시달림을 받았는데 파냐고 하면서 소리쳤다. 가장 싼 가스렌지를 사는 바람에 가스렌지가 수도없이 잘 켜지지를 아니해서 아내의 바가지를 상당히 많이 받아 왔던 것을 나는 망각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예전 가스렌지를 떼어 내고 방송국에서 보내준 가스렌지를 달았다. 그 기념으로 아내는 피자를 맛있게 한 판을 만들어 주었다. 몸에 나쁜 음식이라 잘 사먹지 못하게 한 탓에 아이들은 치즈를 굉장히 먹고 싶어 한다. 다시 김치냉장고를 타기 위해 기회를 엿보다가 " 여성시대" 에 글을 보냈다. 그런데 이곳에는 예전에 내가 글을 보낸 적이 있고 방송에 나간적이 있었던 탓인지 글의 수준이 별것아니였는지 몰라도 채택이 되지를 아니했다

 

 

다시한번 기회를 보다가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에  글을 보냈다. 다행히 채택이 되어 방송에 나간다는 언질을 담당 제작진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내가 쓴 글을  방송을 통해 듣고보니 별 것이 아니였다. 상품은 그렇게 원하던 김치 냉장고였다. 호사다마 라던가? 얼마후 나는 다리가 부러졌다. 그런데 MBC TV " "사람향기 폴폴" 이라는 제작진이라면서 그 방송에 참여 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왔다. 라디오 방송을 보고 전화를 하는 것이란다. 사실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방송에 나간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마땅한 직업도 없이 일용직 일을 하는 신세도 그렇고 다리마저 부러진 상태라 방송출연을 할 수없다고 하였다.

 

조금전에 김치 냉장고가 도착 하였다 아내는 " 고마워 여보 " 하고 사랑스런 어조로 말한다. 그동안 돈도 벌지 못한다고 타박하던 것은 김ㅌ치냉장고에 뭍혀 잊혀 졌나 보다. 정신이 들면 다시 또 바가지를 긁겠지.. 이런것이 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