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근호 목사 대구 우리교회
마귀는 마귀다워야 한다.
전병욱 목사(서울 삼일교회) 목사가 3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나서 자진해서 교회에서 사임했다. 장로들이 극구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사임한다고 했다.
전병욱 목사님은 여기서 의기소침하면 안 된다. “힘 내세요. 전병욱 씨!”
목사에게 사임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왜냐하면 매일, 매일 목사는 그 교회에서 사임한 채 설교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으로 음란한 생각을 품은 것도 간음죄다. 실제로 간음한 것과 마음속으로 간음한 것 사이의 경중을 하나님 앞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간들의 평가나 기준에 속아 넘어가서는 아니 된다. 세상은 인간이 결정짓는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결정짓는 세상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웅성 웅성거림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목사를 강단에 세운 것이 이미 성경에 나와 있는 모든 죄를 다 짓고 있는 존재라서 그러하다. 따라서 늘 사임된 상태이기에 비로소 강단을 단회적으로 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사임이라니? 이것은 그동안 마귀의 종이면서도 늘 죄를 이긴 선한 목자인 것처럼 행세해왔다는 말 밖에 안 된다. 마귀는 마귀다워야 한다. 마귀가 양의 탈을 쓰고 설쳤다고 마귀 본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성추행해서 책임지고 교회 사임했다고 해서 어디 가 봤자 그 성추행의 행세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음에는 보완에 철저를 기할 뿐이다. 죄를 지어놓고 안 지은 척 하는데 있어 요령이 늘어날 뿐이다.
목사가 사임하면 어디로 가는가? 자기 집구석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서도 그는 사임해야 한다. 즉 자살해야 된다. 그렇다면 자살 뒤에는 어디로 가는가? 예수님의 심판대 앞에서 선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따라서 예수님 앞에서 자진해서 천국에서 사임하겠다고 발걸음을 지옥으로 향해야 한다. 이래야 제대로 끝까지 사임한 바가 된다.
그렇다면 이런 마음 자세로 다시 교회 강단에 서서 복음을 전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분,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예수님의 피로만 구원됩니다”라고 외칠 뿐이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음 전하는 사람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사임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단지 교회 강단상 위냐 아니면 자기 집 안방이냐 아니면 그곳에서도 쫓겨나서(즉 부인이 이혼하고 강제로 퇴출당해서) 노숙자 신세가 되어도 그가 쳐다봐야 할 것은 자기 신세가 아니라 거지 나사로처럼 예수님뿐이다.
바로 이런 자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었고 사도들이었고 신앙의 선배들이었다.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에 죽는 것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 저희가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였느니라”(히 11:37-38)
마귀는 마귀다워야 한다. 감히 사임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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