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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인생칼럼

생명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18. 7. 12.


생명


살다보면 차마 해서는 안 될 일도 있고. 할 수 없이 하더라도 마음이 아픈 일도 있다ㆍ몇 달 동안 깊은 산속 외딴 집에서. 혼자 살다 보니 마음을 달래 줄 겸 닭을 몇 마리 키우기로 하였다ㆍ알을 품어서 새끼를 낳는 토종닭이 너무나 이쁘다는 생각이 들어 토종닭 다섯 마리를 사 왔다

처음에는 먹을거리가 없어서 사료를 주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그냥 풀어 놔 주었더니 벌레와 이것저것 곤충들을 열심히 잡아먹기 시작했다ㆍ

네 마리는 암놈 한 마리는 숫놈 그럭저럭 짝이 맞아 알을 잘 낳을 것으로 생각해서 키웠는데 가장 왕성하게 잘 자라던 숫놈이 병에 걸려 비틀 되고 있었다

도저히 일어나지도 못하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누구는 잡아 먹자고도 하였는데 그게 말이나 될 소리인가..그렇다고 살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고통스러워하는 닭을 내 손으로 죽일 수도 없고 마음 굳게 먹고 멀리 집어 던져 버렸다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아마도 고양이가 물어 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또 한 마리가 비실비실 거리더니 죽어버렸다 그것도 멀리 집어 던져 버렸다 그것도 고양이가 물고 갔으리라그러고도  한 마리가 걸음을 잘 걷지 못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 닭은 숫놈이 병에 걸렸을 때 같이 병에 걸렸던 것으로 보였다기운이 없고 비틀비틀 거리고 먹이도 못 먹고 다 죽어 갔었는데 어느 날 생생해 지더니 다시 병이 도져 걸음을 걷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 생각하여 멀리 집어 던져 버렸다 산속이라 집어던지면 고양이가 물어 갈 것이다 ㆍ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집에 와 보니 멀리 집어 던진 그 닭이 생생하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다 죽어가던 닭이 열심히 또 걸어 다니니. 참 신기했다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살다가 다시 죽어가더니 또 다시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생명의 신비함을 생각하게 되었다ㆍ 다음 날 아침에 와 보니 또 다시 걸음을 걷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날 저녁 그 닭을 또 다시 산속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 다시 벌어졌다 그 닭이 걸어서 자기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ㆍㆍ 비틀거리면서도 동료에게 다가오니 다른 닭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반겨 주는듯 했다ㆍ

가련하고 불쌍한 마음에 사료를 집어던져 주니 비틀거리면서도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었다ㆍ하루의 생명이 또 연장된 것인지 며칠에 생명의 시간이 주어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생명력이라는 것이 강인하고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 것인지 최선을 다해 나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을 값어치 있게 보내고 있는 것인지 그 병든 닭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되었다ㆍ세상만사 모든 현상들은 나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는데 나는 헛된 망상을 이루기 위해 헤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ㆍㆍㆍ

그 닭이 건강하게 살아 났으면 좋겠다 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