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수필가 피천득의 인연 이란 글을 보면 꼭 만나서 사랑해야 할 사람이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영영 이별을 고하는 아픔을 당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우리들이 그 사연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러한 아픈 인연이 남의 일만이 아닌 일생에 한번쯤 누구에게나 훙역처럼 일어나는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죄인의 괴수가 외치는 소리라는 불로그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몇년 만에 나는 김형희산야초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답변밖에 할말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생존경쟁에 따라 인간적 삶의 여정을 걸어가는 나를 위해 깨우침을 주려는 분이 계셨다. 먹고 살기 위해 사는 것이 결코 삶의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훈계를 하였지만, 나는" 나도 인간입니다 "바울을 보세요.... 그도 먹고 살기 위해,다른 사람에게 신세지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천막짓는 일을 하면서 많은 세월을 보낸 것이 아닙니까? 왜 바울은 죄악을 깨우치지 못하고 세상걱정을 하며 세상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해 전도나 목회를 하지 않고 노동에 열중한 것입니까? 남들에게 신세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신앙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하였을까요? "라는 항변으로 내 삶이 결코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말하였다.
그러나 그때도 그런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내가 무엇을 하던지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죄인의 괴수가 외치는 소리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신앙적인 이야기를 쓰던지 아니면 지금처럼 김형희산야초로 약초를 팔아먹으면서 살던지 그 모두가 잘난 것이라고는 코딱지 만큼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무섭고 두려운 일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내 입에서 나오는 끝없는 변명이라는 것이다. 그냥 " 죄인이로소이다" 라는 회개의 고백만이 울려 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의 행동을 정당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야 말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부귀를 누리는 조용기,곽선희,김동호,김홍도,이재록,목사등등 수많은 잘멋된 목사들과 하등 다를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정의를 잃어 버린채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그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고 자신들의 변명을 늘어 놓듯이 내 자신도 하등 그들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세끼밥을 먹고 아이들을 공부 시키기 위해 약초를 채취하고 그것을 판매 하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나, 그들이 부귀를 누리면서 열심히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이 말이다. 내가 약초를 판매하는 일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위해 행하는 일이 아니듯이, 그들이 복음을 변질시켜 가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는 일이 십자가의 길이 아니듯이 모두가 악마의 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걸어가는 인생의 여정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이 여기는 순간부터 악마는 내 속에 도사리고 나를 꺼꾸러 뜨리려고 발악을 한다. 야금야금 파먹는 좀벌레 마냥.....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내가 비판하던 거짓된 목사들과 하등 다를바없는 내 자신의 추악한 몰골을 깨우치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나에게 다가왔던 소중한 인연들과도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정녕 두려웁게 느껴지는 것이다.
세상의 인연이라는것이 내가 멀리하려고 인위적으로 노력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하늘의 뜻대로 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것이 나를 두려웁게 만든다. 대형마트에서 경품으로 내놓은 자동차를 타보겠다고 나를 재촉하고 끌고 가는 내 아내를 따라 그 길을 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영락없는 속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룻밤을 살면서도 천년을 살것처럼 발버둥치며 날개를 퍼덕이는 하루살이 보다 못난 삶을 사는 것이 어리섞은 인간이요, 바로 내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드는 것이다. 하늘의 뜻과는 상관없이 내 삶을 위해 노력하고 살아가는 순간순간들이 부끄럽고 두려웁게 여겨지는 것이다.
내가 비판하던 사람들과 닮은 꼴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를 두려웁게 만드는 것이다.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내일이 내가 죽게 될 날이 될지도 모르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내 육신을 떠맡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 마음속에 문득문득 두려움이 감돈다.
죽을 병에 걸렸으면서도 얼마후면 죽을 줄을 모르고 돈에 집착하고 다투는 사람들처럼.....머지않아 죽음이라는 사형에 처해질 운명을 가진 사형수이면서도 우리네 인간들은 어쩌면 그리 내일일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일까?....욕심 때문에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사랑해야 할 사람과 이별해야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되는 것일까?살려는 자는 죽고 죽으려는 자는 산다.
*-인간이란 누구나 다 사형수이다. 다만 그 죽을 날짜를 자신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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