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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회신앙

교회도 도박판 세상도 도박판-이근호 목사-대구우리교회-펌글-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13. 10. 13.

 

 

교회도 도박판 세상도 도박판

 

 -대구 우리교회 이근호 목사-펌글

 

도박판 세상

 

 

도박이 아닌 사업은 없다. 소규모 장사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도 그들만의 도박판을 벌리고 있다. 도박판에서 돈을 벌었다는 것은 상대가 돈을 잃어주었다는 말이다. 빠르게 회전하면서 쉽게 노후되는 기술과 정보 속에서 돈을 잃었다는 말은 판돈을 잘못 걸었다는 말이다. 개인적인 성실성하고 아무런 상관없다. 양심하고도 상관없고 착함과도 상관없다. 인기 지난 곳에, 대규모 흐름이 떠난 곳에 판돈 걸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타인들이 뭘 좋아하는지 늘 신경 써야 한다. 자기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면서 남에게 성심껏 봉사하겠다는 태도는 도박판에서 바보소리 듣는다. 내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타인들이 생각이 우선이다.

 

 

따라서 자기 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자기 이익과 판단만 생각해야 한다. 호박죽을 끊이면 호박 본래의 형체는 사라지는 것처럼, 세상에 나서는 자들은 세상을 돈 뭉치 흐름으로만 보여야 한다. 그리고 물컹한 죽이 되어 거기에 뛰어들어야 한다. 개성도 버리고, 이름도 버리고,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도박판에 끼어들어 그동안 모아놓은 판돈 들고 정신없이 회전하는 룰렛 판에 자기 코인을 얹어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사업이란 곧 좋은 패만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도박판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도 사업이니 당연히 도박판이다. 교회는 ‘보이스피싱’을 실행하되 거룩하고 고상하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돈은 벌고 싶고, 경기는 안 좋고, 그래서 미래가 무서워 안절부절못하는 교인들에게 신의 자비로운 행운을 보장해준다는 문구와 더불어 사기 자체를 거룩하게 위장해야 한다. 그것도 제철 사기이어야 하지 유행 지난 사기를 치면 교인들도 눈치 챈다.

 

 

개척교회를 한다는 것은 교회끼리 벌리는 도박판에 신참으로 끼어든 것을 의미한다.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새벽제단 때마다 기도하게 된다. “오늘도 무슨 소리를 해야 원금을 까먹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큰 기성 교회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관대하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목돈과 정성과 더불어 자신의 자존심마저 함께 투자했기 때문이다. 욕을 얻어먹어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들이다. 반면에 작은 교회는 맹목적 헌신자가 없다. 지나가면서 잠시 이용하려고 발 걸쳐놓고 여차해서 돈 이야기하면 얼른 발 빼려는 자들이 들락거리는 곳이다.

 

 

가정도 도박판이 되어버렸다. 같이 웃고 같이 우는 장소가 아니다. 비록 아버지가 울어도 자식은 계속 웃고 싶어 한다. 자식이 울고 들어와도 엄마는 거기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 형제의 불행을 나의 행운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한정된 수입과 재산에 대해서 자기 몫을 크게 보고 여차하면 한 몫 챙겨서 평소에 눈여겨 둔 다른 도박판에 뛰어들려고 한다. 이런 생각들이 잠시 동안 한 지붕 밑에서 동거하고 성장한다. 정들이 없기에 억지로 정들을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순식간에 펑크 날 헐 겨운 정(情)들이다.

 

 

세상이 왜 이래 되었는가? 하나님의 뜻이다. “피조물이 허무한 데 굴복하는 것은 자기 뜻이 아니요 오직 굴복하게 하시는 이로 말미암음이라”(롬 8:20) 허무한 줄 알면서도 발 못 빼는 허무한 존재들, 구출작업의 시작은 “주여 저를 죽여주옵소서”라고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