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밟고 다녔다, 일주일 전에 목사님은 폐렴으로 둘째아이를 잃었다,장마통에 교인들은 반으로 줄었다, 더구나 그는큰 소리로 기도하거나 손뼉을 치며 찬송하는 법도 없어 교인들은 주일마다 쑤군 거렸다. 학생회 소년들과 목사관 뒤터에 푸성귀를 심다가 저녁 예배에 늦은 적도 있었다.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집사들 사이에서 맹렬한 분노를 자아냈다, 폐렴으로 아이를 잃자마을 전체가 은밀히 눈빛을 주고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주에 그는 우리 마을을 떠나야한다. 어두운 천막교회 천장에 늘어진 작은 전구처럼 하늘에는 어느덧 하나둘 맑은 별들이 켜지고 대장장이도 주섬주섬 공구를 챙겨들었다. 한참동안 무엇인가 생각하던 목사님은 그제서야 동네를 향해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저녁 공기 속에서 그의 친숙한 얼굴은 어딘지 조금 쓸쓸해 보였다. 그는 쉽게 들켜버린다 무슨 딱딱한 덩어리처럼 달아날 수 없는,공원 등나무 그늘속에 웅크린 그는 앉아있다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허용하는자세로나의 얼굴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한 근육을 조용히 핥는 그의 탐욕스런 눈빛을 나는 혐오한다, 그의 짧은 바지와 침이 흘러내리는 입과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허옇게 센 그의 정신과 내가 아직 한번도 가본 적 없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그의 세계에 침을 뱉고 그가 이미 추방되어버린 곳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는 나의 세계를 보호하며 단 한걸음도 그의 틈입을 용서할 수 없다 갑자기 나는 그를 쳐다본다, 같은 순간 그는 간신히 등나무 아래로 시선을 떨어트린다 손으로는 쉴새없이 단장을 만지작거리며 여전히 입을 벌린채 무엇인가 할말이 잇다는 듯이, 그의 육체속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 무엇이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잎속의 검은잎 中 /기형도 그림/ 이상원 들꽃교회 이진영목사 http://onul1.tistory.com/456?srchid=BR1http://onul1.tistory.com/456 고 채희동목사 채희동 충남 아산시....작은 시골마을에 있는~ 우리의 이진영 목사님이 계시는 그 곳! 들꽃교회를 향해 일요일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새록새록 봄 기운을 따라 1시간 만에 도착한 작고 아담한 교회 앞에서 이진영 목사님 환한미소로 마중나와 주셨답니다. 11시에 시작된 예배에서 우린 모두가 하나되어 삶의 나눔,기도, 말씀을 듣고 노래를 부르며 다시한번 나눔의 기도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물론 저희들은 인천에서 여기 왜 왔는지를 말씀드렸고...당진,온양,아산,서울에서 오신 여러분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지요~ 마지막에 고등어 두마리와 찹쌀떡 5개로 오천명이 배부르게 먹었다는 노래는 킹왕짱!이었어요 기독교사상의 편집자이신 한종호 목사님이십니다.오늘의 말씀을 들려주셨지요..*^^* 재미없는 천국 보다는 재미있는 지옥에서 살아보자 하시면서 전설의 섬(?)에 대한 말씀도 해주셨어요. 물론 더 소중하고 귀하신 말씀도 더 있었구요~ 들꽃교회가 사랑방 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예배가 끝난 후 각자 마련해 온 반찬을 내놓아 옹기종기 모여서 오찬을 즐기는 거랍니다. 우리 마중물과 비슷하지요? 밥통에 물 맞추느라 이분 저분....쌀물을 넣어라 빼라~~~살림의 여왕님들은 어디 가셨는지...ㅜㅜ! 그래도 맜있는 점심 먹으면서 무척 행복했지요~ 한겨레신문의 종교전문기자이시며 <울림>의 저자이신 조 현 기자님 이십니다. 생각보다 젊으신 모습에 훅~!! 놀랐답니다. "세상에 별 사람 없고 세상에 별 일 없다" 를 시작으로 식사전과 식사 후의 마음의 변화,내면적인 만남과 소공동체의 올바른 가치관,그리고 자기 스스로 나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신 모든 말씀들이__ 우수수~~~떨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 고 하셨는데...그래도 솔직히 오늘 시간이 너무 짧았떤 것 같아요^^! 天.地.人 책 한쪽 가득 담고 돌아왔습니다. 박샘이 살짝 저희 토론에 초대도 하셨는데..꼭 오셨으면 좋겠네요. 함께하는 세상 속에서 만난.. 우리들이었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Subject 똥과 신앙
모든 살아있는 것은 똥을 눈다
사람은 누구나 밥을 먹고 똥을 싸며 살게 되어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똥을 누게 되어 있다. 소 돼지 사슴 노루 같은 동물들이 똥을 누지만, 지렁이 메뚜기 잠자리 같은 곤충들도 똥을 눈다. 이처럼 똥을 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똥 누는 일은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의 약 95% 이상은 몸 속에서 흡수되고, 나머지 5%만이 배설물로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오줌과 똥이다. 사람은 하루에 500g 정도의 똥을 누지만, 사자는 하루에 300-400g의 똥을, 코끼리는 100-200kg의 똥을 누는데 소화가 덜 되어 영양가가 높은 똥을 배설하기 때문에 곤충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제주도에서는 사람의 똥을 돼지에게 먹임으로써 ‘똥돼지’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하루 이틀 똥을 누지 않으면 살 수 있지만, 여러 날을 똥을 누지 못하고 뱃속에 음식물이 쌓이면 병이 되고 만다. “변비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창자가 가난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다. 이처럼 우리 뱃속에 쌓인 노폐물을 배설하고 장을 비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뒷간에 앉아 똥을 누기 전에 기도하라
우리는 매일 밥을 먹을 때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밥 먹을 때만 드릴 것이 아니라 밥을 먹고 똥을 쌀 때도 하느님께 기도를 드려야 할 것이다. “우리가 먹은 밥이 잘 소화되어 똥으로 잘 쌀 수 있게 하옵소서.” 밥 먹는 것이 거룩하며 소중하듯이 똥 싸는 일 또한 거룩한 일이다.
어쩌면 내 몸에 채우는 일보다 비우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입으로 이것저것 허겁지겁 집어넣는 데에는 관심이 많지만, 우리 몸을 비우는 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슨 고기를 먹을까, 어떻게 요리해서 먹을까, 그러나 정작 우리 몸을 비우는 일에는 먹는 것만큼이나 정성을 드리지 않는다. 그래서 배불리 넉넉하게 먹으며 사는 현대인일수록 몹쓸 놈의 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뒷간에 앉아 똥을 누게 하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똥을 누고 내 몸을 깨끗하게 비워주소서.” 그리고 내가 눈 똥을 바라보고 묵상하라. 똥의 색깔은 어떤지, 굵기는 어떤지, 길이는 어떤지를. 그리고 반성하라. 오늘 내가 눈 똥으로 어제의 나의 삶을 되돌아 보라. 오늘 내가 눈 똥이 어제의 나의 삶을 말해 주고 있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나의 똥은 남의 살을 먹고 싼 똥이요, 작은 덩어리똥은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가지고 음식을 먹은 것이며, 설사 똥은 죽은 음식을 먹은 탓이다.
4살인 아들 녀석이 싼 똥은 무엇을 먹어도 노랗고 굵고 길다. 그러나 이것저것 건강한 음식을 찾아 먹어도 내가 눈 똥은 늘 시원치 않은 것은, 아들 녀석은 무엇을 먹어도 마음이 늘 즐겁고 신나고 꾸밈이 없고 언제나 막힘이 없이 잘 놀기 때문이고, 나는 무엇을 어찌하며 살까 근심 속에 살며, 무엇을 이루며 살까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살기 때문이 아닐까. 건강하고 생기 있는 살아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밥을 먹은 후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똥을 밥으로 여기는 믿음
경기도 여주에 사는 어느 농부 할아버지는 서울에 사는 손주 녀석들이 방학을 맞아 시골에 내려오면 첫날과 이틀 날까지는 뒷간에 똥을 누지 못하게 한다. 그것은 서울에서 햄버거와 소시지 등 오염되고 죽은 음식을 먹고 온 손주들의 똥이 제대로 썩지 않아 농사 질 거름으로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골집에서 2-3일 동안 건강한 먹거리를 먹은 후에 비로소 뒷간에서 똥을 눌 수 있게 하였다.
요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똥은 고약하다. 냄새도 고약할 뿐만 아니라 그 독성도 강해 제때에 썩질 않고 심각한 오염을 유발한다. 돼지 고기, 소고기, 양고기에 노루고기, 개고기에 뱀까지 온갖 몸에 좋다는 육류는 주식으로 삼고, 어린 아이들은 햄과 소시지를 비롯하여 온갖 가공식품을 주식으로 삼아 먹고 싸니 그 똥이 제대로 된 똥이며, 잘 썩어 거름으로나 쓸 수 있을까. 이처럼 오늘 현대인들이 누는 똥은 똥 구실도 못하는 못된 똥이 되었다. 늘 공장에서 찍어낸 죽어있는 음식, 육류에 기름진 음식, 화학조미료에 범벅이 된 음식, 농약에 오염된 음식을 먹는 현대인의 똥은 아무 쓸모도 없고 다만 지구를 오염시킬 뿐이다.
여주의 할아버지는 당신이 어쩌다가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으면 조그만 똥통을 가지고 간다. 하루 이틀 서울에 묵게 될 때에는 똥을 누게 되면, 자기 똥을 그 똥통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온다. 그것은 황금보다도 귀한 똥을 서울에다 버릴 수 없기 때문이란다. 자기의 똥이 자기가 농사짓는 작물에게는 가장 소중한 밥이기 때문이다.
똥을 밥으로 보는 이 할아버지의 믿음을 배워야 한다. 지렁이는 흙을 먹고 흙 속에 있는 유기물을 삭혀 양분으로 쓰고 나머지는 똥으로 배설한다. 그런데 이 똥이 식물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거름이 된다. 지렁이 똥은 천연 비료이며 식물의 밥이다.
어렸을 때, 온 마을 사람들이 낫과 지게를 지고 들로 산으로 다니며 풀을 베어 마을 공터에 풀을 쌓아 놓고 거기에다 뒷간에서 인분을 떠다가 뿌리는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 사람이 눈 똥은 다시 사람의 먹을 밥을 위해 뿌려진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느님의 섭리인가. 이처럼 하느님이 주신 자원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고, 다시 우리의 입으로 우리의 뒷구멍으로 돌고 돌아 우리를 살린다는 이 지당한 진리를 우리는 거슬러 농약이나 화학비료로 우리의 밥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똥을 더럽히고 있다.
똥과 십자가
예수님께서는 일찍이 “한 알의 밀알이 썩어지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독교 신앙은 많은 열매를 맺기 전에 어떻게 하면 잘 썩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잘 썩히지도 않고 제대로 된 거름을 만들지도 않고 어떻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말인가.
오늘날 교회는 많은 열매만을 관심한다. 자기 자신을 하느님 앞에서 온전히 썩히지도 않고, 마음 속에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하면서, 자기 것은 하나도 내어놓지 않으면서, 어찌 많은 열매를 맺게 해 달라고 그렇게 떼를 써가며 기도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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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동 목사는 감신대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남 아산 석정마을에 있는 벧엘교회에서 20여 명의 교인들과 오순도순 목회하며 산다. 가끔씩 어린이의 마음을 담은 동시와 동요를 쓰기도 하며, 우리가락 찬송가 노랫말을 짓기도 했다.
“자연이 곧 말씀이다”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창조영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영성.생명잡지 『하나님.사람.자연이 숨쉬는 샘』을 편집.발행하고 있다. 목회적 영성과 시적 상상력은 진리이신 그 분을 드러내는 일이기에 하나의 길이라고 믿으며 꾸준히 시 읽기를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쓴 책은 『민중.성령.생명-죽재 서남동의 생애와 사상』(한들), 『신명으로 부르는 우리가락찬송』(공저, 한생명), 『교회가 주는 물은 맑습니까?』(쉼), 『꽃망울 터지니 하늘이 열리네』(뉴스앤조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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