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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인생칼럼

기다릴 꺼예요!..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7. 8. 23.
고추상회 사장의 장난질을 견디지 못하고 장사를 그만 두었다. 고추상회 사장은 단돈 100만원으로 시작해서 수십억의 부자가 되었건만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수전노처럼 살고있다고 고추를 사서 상회에 넘기는 화부들은 날마다 뒤에서 궁시렁 거린다. 시골농촌을 차로 돌아 다니면서 어렵사리 사온 고추를 상회 주인은 거져 가져온 것으로 아는 듯이 헐값에 사려고 한다. 팔기 싫으면 말라는 식의 배짱 장사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고추상회 주인들의 담합 때문이다. 자신이 고추를 내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 사주지를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예의와 도리 �문에라도 다른곳에 팔 수가 없다. 이런 약점을 잘아는 고추상회 주인은 배짱 장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소매라도 할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맞배짱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나처럼 인맥이 없는 사람들은 울며겨자 먹기 식으로 넘기고 가는 것이다.

장사를 그만두고 차도 팔아버렸지만, 마땅히 일자리가 쉽게 나오지를 아니했다. 때문에 생활비는 거의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자 아내가 정보신문을 뒤척이더니 일을 다닌다고 하였다. 좀 더 기다리라고 하였건만, 아내는 무작정 일을 나갔다. 아이의 인성교육이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나의 경험상 깨달았기에 그동안 아내가 일을 하지 않도록 막았던 것이였다.

아이를 종일반에 보내고 난 후 아이는 신경이 예민해 지고 불안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더러 밤에 일나가지 않으면 안되냐고 말을 하였다. 오후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 오기 때문에 아이는 엄마를 아침에 잠깐 밖에 볼 수가 없게 된것이 아이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나 보다. 아이는 어느날 저녁 "오늘은 엄마 올 때 까지 기다릴 꺼에요!" 라고 말했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데 안된다고 하면서 잠을 자라고 하였고 아이는 기다리다 잠에 골아 떨어졌다.

그런데 다음날도 "엄마를 기다릴꺼에요", 라고 말하였다. 아마도 엄마가 집에 들어 오는 모습을 꼭 확인하고픈 생각이 간절히 들었던 것같다. 그날 아이는 기다리다가 쇼파에 쓰러져 잠들었다. 매일 같이 기다린다고 하였지만 기다리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런 아이의 소원을 들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을 택하여 아이가 졸린 눈으로 비비적 거릴 때 아이를 마트에 데리고 가서 쇼핑을 시키고 돌아오자 아내가 잠시 후에 퇴근을 했다 아이는 입이 터져라 기뻐하고 흥분하여 열광하는 상태가 되었다. 다음주에도 또 기다릴 것이라고 하면서 좋아했다. 유치원 선생님은 오늘은 엄마를 기다리는 날이라고 하면서 너무도 좋아하더라고 귀뜀을 해주었다.

아이는 딱 한 번 나의 도움으로 기다렸을 뿐 자발적으로 기다린 적은 없다. 애 엄마가 일을 그만 두고 며칠 전 내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날마다 같이 있던 아빠가 사라지자 이번에도 아이는 허전했나 보다 전화를 걸어와서 몇시에 들어 오느냐고 물어 왔다 새벽 두시에 들어 간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더니 잠들어 버렸단다. 오늘은 아빠를 기다릴 꺼에요 라고 다짐을 하였지만, 다짐이라는 기억만 남았을 뿐이였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라는 성경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네 인간들의 삶이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 이유는 육신의 허약함과 욕망 때문이다. 그런데 십자가의 삶을 스스로 실천 할 수 할 수있다고 믿고 실천하며 살아 간다고 자부하는 자들이 있으니, 이런 자들은 날마다 잠들어 버리는 자신의 일을 기억치 못하는 자들이다..

어제일을 잊고 오늘만 기억하는 소경인 것이다. 등불을 든 처녀는 인간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님의 전적인 은혜라는 사실을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를 의인인 척, 청부한 척, 믿음이 있는 척 성화된 척 하고 있으니, 이런 자신의 처지를 은혜로 깨달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무엇인지 알게 될것이다..네 보물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