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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회신앙

목사의 유혹 -대구 우리교회 이근호목사 설교-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14. 6. 13.

 

목사의 유혹        -대구 우리교회 이근호 목사의 글입니다..

 

 

 


새우 잡이를 하는 사람들이 고충은 두 발을 제대로 균형 잡은 채 작업을 할 수 없다는데 있다. 그래서 갖은 고생을 해도 제발 흔들리지 않는 지면 위에서 고생을 해도 더는 소원이 없겠단다.

염색공장 직공들이나 합금공장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은 한 여름에도 실내 기온을 섭씨 50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여름 은행직원들 그토록 부럽다. 자기 같으면 에어컨이 켜있는데서 하루 종일 일 시켜도 군말 안하겠다는 것이다.

영업사원들의 애로사항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행하기만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생면부지의 사람을 꾀야 한다는 점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또한 한 번 꼬셔놓고서는 나 몰라라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즉 인간 자체를 상품처럼 다루어야 한다는 그 위선이 스스로를 괴롭게 한다. 제발 인간을 만날 때 사람 대 사람의 정으로 만나는 직업, 즉 재래시장의 구수한 농담사이에 자연스럽게 물건을 주고받는 훈훈함 속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학교 교사의 애로사항은 말 잘 듣는 아이들하고 진지하게 학문에 대해서 자신이 아는 것을 마음껏 전하고 싶은데 몇 몇 말썽꾸리기 남의 자식들 때문에 정작 교사의 자기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여력이 소진된다는 점이다. 교사의 가치는 존경받는다는데 있는데 몇몇 아이들 때문에 점잖은 본인의 이미지가 사정없이 복도나 교무실에서 추락하는 것이 속상하다. 차라리 다 때려치우고 학원 강사하면서 아예 담임 맡지 않고 가르치는 자기 기능만 발휘하면서 나머지는 자기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한다.

농사하는 사람이나 축산 하는 사람의 애로 사항은 놀고 싶어도 끊임없이 잡초와 해충이 들끓고, 짐승들에게는 때마디 시마다 배설물 치워주어야 하고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무지 자기 시간이라는 게 없이 계속 흘려보내는 인생이 서글프기 짝이 없다. 즉 도무지 퇴근 시간이라는 없는 것이 문제다.

장사하는 사람의 괴로운 점은 계속 경쟁해야 한다는 점과 자신의 돈 욕심이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골만 많으면 자동적으로 고정 수입이 보장되지만 좀 잘된다는 소문만 나면 경쟁업체가 재투자를 해서 단골마저 훌쳐간다. 본인이 돈 욕심만 버리면 그만이지만 돈이 보이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마다할 사람 같으면 애초에 가게 문 안 열었다. 그래서 그저 특정 시간만 때우면 또박또박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는 교직이나 공무원 쪽을 선호하게 된다.

공무원들이 힘든 것은, 주위에 돈 그저 버는 것으로 오인해서 손 벌리는 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떼돈 벌 기회가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 절망감이 공무원 일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 "차라리 사업을 크게 벌릴까 부다"라고 몇 번이고 마음먹어 보지만 남편의 고정 수입에 길들여진 식구가 이런 모험을 가만 보고 잇지를 않고 극력 반대한다.

노는 사람의 애로사항은 심심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없는 세상이 괘씸하다.

그렇다면 목사의 애로사항은 뭔가? 백수와 같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혹이 온다. 십자가 앞에서 죄인됨의 신분에서 갑자기 유능한 자의 신분으로 행세하고 싶어 한다. 그냥 놀아도 천국 가는데 그게 심심해서 괴롭다. 여기에는 인내가 필요한데 문제는 그것이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조달이 안 된다는 것이다.

광야에서 예수님이 악마로 부터 받았던 시험에 빠져들어 간다. 기적을 일으키는 유명 목사로 뜨고 싶은데 기다렸다는 듯이 악마가 도와주겠노라고 제안을 해온다. 유혹이다. 본인이 기다렸던 유혹이다. 본인이 내심 원했던 유혹이다. 아무도 눈치 못 채는 유혹이다. 목사의 영적 전쟁이란 실로 이것뿐이다. 예수님이 당했던 그 유혹에 푹젖어 들고 싶은 욕구에 맞추어 집 나간 일곱 귀신이 왕림 채비를 갖춘다.

목사는 백수 중의 백수다. 거지 나사로처럼 거지로 이 세상 그냥 놀다 가면 그만이다. 예수님은 이 세상 오셔서 산업 개발에 전혀 보탬이 되지를 못한다.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신 적이 없다. 허황된 소리만 남발하시다가 맥없이 체포되어 여지없이 돌아가셨다. 하나님이 죽이신 것이다. 원래 이 세상을 버릴 각오하고 이 땅에 출현하신 것이다. 도무지 마귀가 유혹할 건덕지가 없다.

"나 있는 곳에만 아버지도 계시다"(요 14:11) 목사만이라도 제발 이 주장을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