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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회신앙

“이건 아니다”-대구 우리교회 이근호 목사 -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14. 3. 15.

 

 

“이건 아니다”   *대구우리교회 이근호 목사 *

 

 

멀리 사시는 어떤 목사님 내외분이 성경 공부에 참석하셨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10여 년간 목회하면서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인들도 많이 모았다. 독자적인 예배당도 건립했고 그곳에 교인들로 가득 채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다가온 것은 “다 이루었다”가 아니라 깊은 허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였다.

 

 

일반 교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목사님의 심정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자신들도 자기들만의 생계 수단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안정적일 때, 자신의 가정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있어서도 정신적으로 비로소 안도감을 찾듯이, 목사 가정에서의 생계수단은 안정적인 교회일 것이라고 짐작들을 한다. 독립 건물로서 자리 잡은 예배당과 안정적인 교인들의 출석률과 충성도와 성의 있는 헌금 생활이 목사 가정에 정신적인 만족감과 안정성을 줄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이 목사님 내외는 그게 아니다 는 것이다. 자신도 그럴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막상 어느 정도 그것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순간 그렇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교회 내에 심각한 교인들 간의 파벌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목사님 자신에게나 가정에 윤리적이고 도덕적이고 금전적인 문제가 일어난 것도 아니다. 목사님 자녀가 말썽을 일으킨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원만하고 매사가 순조롭다. 분쟁도 없다. 그런데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게 된다.

 

 

목사님은 “이런 식으로 더는 목회 못하겠다”고 마음먹으신다. 이유는 바로 목사 자신이 복음의 진리 없이는 못살겠다는 것이다. 교인들은 줄곧 복음의 진리에 관심 없이 교회에 나오고 있고 목사 본인도 복음의 진리 없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래서 교회가 번듯하게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이다. 교회나 가정의 이런 상황에 대해 어느 누구도 시비 거는 자 없었고 문제 삼는 이 없었지만 목사님 본인은 이 상황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성공한 교회를 미련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물러주고 자신은 그 교회를 떠나셨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 저를 찾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성령으로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성령이 아니고는 십자가 복음을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원에서 목회를 새로 하는데 알아듣는 교인을 소수입니다. 그래도 저희 가정은 이제야 숨을 쉽니다.”

 

 

성령님이 사역은 “이건 아니다”는 식으로 지적하시면서 “이제야”에 이르게 하신다. 도대체 한국 교회가 뭐가 문제라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을까? 정답은 하나, 소유성에 있다. 교인들은 교회를 다니면서 그 교회에 충성을 더하면 더 할수록 자기 교회로 소유하려고 한다. 그 교회가 마치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왜 소유하고 싶어 하는가? 그것은 소유로서 가득 채워놓을 존재자로서 자기를 자처하기 때문이다. 천하에 자기 존재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없기에 하나님마저, 하나님의 교회마저 소유하려 든다. 바로 이런 종교적 열성에 전문 종교가로서 목사들이 생업에 종사해왔던 것이다. 이 존재들의 존재 가치에 동조해야 목사 본인의 존재의 가치도 챙길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인간이 무슨 수로 이 강렬한 본성에서 탈피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성령님이 오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아니다”이다. 성도는 자기 존재를 챙기는 임무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속성을 보이는 기능자로서 세상에 출현되고 잠시 보였다가 어느 날 홀연히 안개같이 사라져야 한다. 그냥 그리스도만 존재하면 족하다. 이것이 진리다. “이제야” 교회가 보이고 세상이 보이고 진리가 보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보이게 된다. 나는 나로 인하여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눅 2:28-31)

 

 

 

진리가 왔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너무 느리다 싶을 정도 천천히 움직이며 살다가 “끝!” -‘개콘’의 깐족거리 잔혹사 코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