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하루?.....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7. 6. 8.

6월5일 오후 2시에 천안법원에서 내가 전에 살던 부도 아파트 배당금이  배당이 있던 날이였다. 전날 저녁에 판사에게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답변할 것을 미리 읍조려보기도 하였는데, 아침이 되니 마음이 웬지 편안해 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간경화에 걸려 완치가 어렵다는 친구에게 산에서 캐온 자그마한 산삼 한 뿌리와  끓였던 물에 넣고 우려낸 겨우살이물을 가지고  찾아가니, 친구는 퇴원수속을 밟고 있었다.몸속의 독을 스스로 제거하지 못하다 보니 친구의 눈동자는 노랗게 변해 있었다. "

 

" 병원에 있어봤자, 별 도움이 안되는것 같아서 퇴원하려고"..친구의 말에

 

"그래 잘 생각했다.  대신  퇴원해서는 담배와 술을 입에대면 절대 안된다. 그 때는 곧바로 죽는다고 생각해야해 열심히 운동하고 산에가서 약초를 캐서 달여 먹어라" 라고 말을 해주고 병원문을 나섰다.

 

어머님 집에가서 어머님과 함께 밥을 먹고 나서 법원에 도착해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곳에서 살 때 알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아내가 " 우리집이 배당이 된다고 적혀있어" 하면서 소리를 치는 것이였다. 그럴리가?.. 잘못적혀 있는 것이겠지" 하면서 뛰어가보니, 분명하게 배당이 된다고 쓰여있었다. 그래도 믿기지가 아니해서 아내더러  법원 총무과에 가서 알아 보라고 하였더니, 총무과 직원은 배당이 된다면서 서류나 복사하라고 말하더란다. 그 때 나는 주변 사람들이 듣던지 말던지 " 야호 " 하고 소리를 질렀다.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향하는 것을 의식하였지만, 개의치 않고 아내와 손을 마주쳤다.잘알던 사람들에게 배당이 된다고 하였더니 잘 되었다고 기뻐해 주었다. 아내는 너무 기뻐서 연실 함빡웃움을 지으면서 실성한 여자처럼 입을 헤 벌리고 헤헤 거리고 있는 것 처럼 보여졌다.  

 

판사의 주도하에 행해지는 법원배당판결을 구경하자니,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함을 하소연 하면서 판사에게 이의제기를 하고 있었다. 돈없는 서민들에게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인 돈을 국가에게 빼앗기게 생긴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낸 주택기금을 잘 운영하라고 국민은행에 맡겼더니 국민은행이 부실한 건설업체에게 기금을 마구 퍼주기식으로 대출해 주고나서, 그 건설사는 돈을 다 빼돌리고 나서 고의적으로 부도를 냈다는 소문이 자자 하였다. 이렇게 잘못은 모두 국민은행이 하였건만, 돈없는 서민들이 간신히 마련하였던 임대보증금을 국민은행이 강제경매를 해서 빼앗아 가게 된 것이다.

 

물론 임차권등기를 한 사람이나, 주소이전을 하지 아니했던 사람들은 모두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어쩔 수없이 이사를 가게된 사람들과 경매낙찰전에 이사를 간 사람등은  모두 임대보증금을 국가에 빼앗기게 된 것이다. 분명하게 임차인임이 드러 났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맹점 때문에 억울한 피해자가 속출하게 되는 것이다. 법은 언제나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하도록 만들어 진다.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법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차례가 다가올 즈음에 나는 배당금을 받을 때 필요한 서류인 계약서와 등본을 가지러 집으로 향하였고, 아내는 판결을 지켜보고 있었다.집에 도착해서 계약서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를 아니하였고, 아내는 빨리 오지 않는다고 성화였다. 결국 찾지를 못하고 다시 법원에 도착할 쯤에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가 배당이 안된다는 것이였다.국민은행에서 이의제기를 하였기 때문이란다.배당을 해주기로 한 57명의 사람들에게 국민은행쪽에서 이의제기를 하는 바람에 배당이 안된다는 것이였다.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분노 하고 있었다. 어떤 여자는 국민은행에 쫓아가서 난리를 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나를 보더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을 쏟으면서 아내는 " 배당을 해주지 않으려면 애초에 배당목록에 적어 놓치나 말던지" 하면서 울먹였다.

 

조금전만 하더라도 아내는 너무 기뻐서 환호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었는데, 지금은 두 눈에 온통 눈물로 가득차 버린 모습을 보자니, 속으로 " 오늘하루 완전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하루였군"  하고 속으로 생각을 하였었다. 그런데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만인지사 공통점인가 보다 이런 아내의 모습을 지켜본 내 친구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 제수씨! 오늘 하루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네요?" 라고 말을 하였다.

 

그렇다 인생이란 잠시 세상이란 놀이터에서 놀다가는 것이건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천년만년 영원히 살것처럼 여기면서 온갓 욕망을 자난채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죽음을 예견하고 살아간다면 욕심이란 것이 모두 부질없는 짓거리임을 알수도 있으련만, 망각의 죄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자기 자신을 두고 영원한 불사신으로 여기며 살아간다.자신의 죄악을 망각하기에 인생이 새옹지마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욕심이 없다면 희노애락과 새옹지마가 모두가 똑같은 놀이터에서 즐기는 놀이일 텐데 말이다..

 

끝없는 욕심 때문에 어떤 이들은 절망과 비탄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고 어떤 이들은 그 욕망의 부산물을 가득 소유한 채 떵떵거리를 즐거움을 만끽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짓거리가 얼마나 우매하고 미련한 짓인지 깨우치지를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죽을 때가 되면 철이 든다고 하는 것인가 보다, 그러나 이미 때는 지나갔고 물은 땅에 쏟아졌고 버스는 지나갔다. 온갓 더러움으로 가득찼던 자신의 죄악을 깨우치는 길은 오직 예수 그 분의 은혜외에 달리 무엇이 있으리오.다음날 아내는 그토록 기뻐하고 그토록 슬퍼했던 자신의 지난 모습을 되돌아 보며 너무도 부끄러웠노라고 하는 고백을 쓴 글을 화장실벽에 붙여 놓았다. 죄밖에 나올것이 없는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노라고.....그 글을 읽자니, 웬지 아내의 고백서라기 보다는 나 보고 읽고 철좀 들으라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꺼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