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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바닷물에 빠진 자가용..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7. 7. 16.
고추장사를 다니면서 눈여겨 봐두었던 웅도라는 섬에 가족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웅도주변의 섬... 바닷물이 빠지면 육지가 된다.

 

웅도라는 섬에는 20-30여가구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자급자족 할 양만큼의 농사를 짓고 낙지와 바지락등 해산물을 잡으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이 웅도는 진도와 무창포처럼 바닷물의 작용에 의해 섬이 되었다가 육지가 되었다가를 반복하는 섬이다.

낚시로 15마리정도의 우럭과 놀래미를 잡고나니, 바닷물이 거의 다 들어차기 시작해서 황급히 짐정리를 하고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장소를 벗어나서 점심을 해 먹고 있었다.

 

 

바닷물이 빠지면 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이지만, 물이차면 차량의 통행은 불가능하다.

 

물이 도로위에 까지 넘치기 시작하는데, 어떤 용감한 사람은 과감하게 물이찬 도로위를 넘어오기 시작하였다. 아내와 나 그리고 동생은 바닷물에서는 너무 위험할텐데, 너무 무모한 짓을 한다고 걱정을 하였었다. 

 

물이 더욱 차올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짚차 한대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동생과 나는 저 짚차는 바닷물에 빠질 것이다, 아니다 차량이 무거워서 빠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런데 그 짚차는 아슬아슬하게 건너왔다.. 젊은 남녀가 탄 차량이었는데, 나오자 마자 너무도 놀랜 나머지 차에서 내려서 한참을 되돌아보며서 연인끼리 흥분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 보였다. 우리에게 다가 와서는 흥분된 목소리로   빠질 뻔 했었다 라면서 기뻐하는 눈치였다. 바로 이 짚차를 뒤따라서 한대의 승합차가 나오다가 짚차가 빠질뻔한 것을 목격하고는 뒤돌아서 가버렸다.

 

우리 가족들은 이제는 더 이상 차가 섬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또다시 자가용 한대가 나타났다. 내 동생은 밥을 먹다말고 놀라  벌떡 일어나 달려가서  건너오지 말라고 손짓을

하였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미 그들은 건너려고 마음을 먹고 달려오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이미 때는 늦었다. 차는 바닷물이 들어찬 도로위에 올라섰고 10미터 가량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가 기우뚱 하더니, 바닷물에 빠져 버렸다. 자동차는 물에서는 배와 같다는 간단한 원리조차 몰랐기에 그런 위험천만한 시도를 한것이리라. 다행히 차는 바위에 걸쳐져서 차안에 있던 남녀는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들은 여기저기에 연신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경찰도 오고, 인명구조대에서도 오고 렉카차도 오고 하였지만, 바다건너 저편에 있는 차량을 구해낼 재간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마지막까지 식사를 하며 바닷물에 완잔히 잠겨버리는 차를 보았다.

 

바닷물이 빠지고 들어오는 곳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유속이 빨라서  가만히 있는 것들도 떠밀려 가는 판에 달리는 차량은 손쉽게 떠내려 갈 수 있는 것이다. 경찰과 동네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로는 해마다 차량들이 바닷물에 빠진다고 하였다. 강제로 차단막을 세우거나 경비하는 사람이 없다면 해마다 되풀이 되는 연례 행사인 것이다.. 국가에서 이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