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벼락맞아 죽으면 또 어떠리...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7. 8. 22.

아침일찍 일어나서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계속되는 호우주의보속에 비는 그칠줄을 몰랐다.한참 싸리버섯이 나올 때인데 비가 온다고 하여 산에 가지 않을 수도 없으니, 비를 실컷 맞아보자 생각하면서 산으로 차를 몰았다. 산속으로 들어갈 때만 해도 비가 그리 심하게 내리지 않았건만, 높디높은 산꼭대기에 간신히 올라서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쏟아붇는  비를 온몸에 맞으며, 추적거리는 산길을 걸었다.그런데 쏟아지는 빗물만이라면, 그려려니 하였으련만, 갑자기 천둥과 날벼락이 고막을 때리고 눈동자를 놀래키기 시작했다. "이러다 벼락맞아 죽는 것 아냐!" 라는 생각이 엄습하고 부터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빨리 산을 내려가고픈 생각이 든 것이다. 배낭속에 들어있는 쇠붙이로 만든 조그마한 채심도구가 내려치는 번개를 빨아들여 벼락맞는 일에 크게 기여 할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 산삼을 캐러 온것도 아닌, 버섯따러 오면서 뭐하러 그 괭이를 가져고 왔나 " 하는 후회감이 들기도 하였다.쉴사이 없이 내려치는 번개와 천둥을 요리조리 잘 피해가며, 싸리버섯을 어느정도 채취를 하였다.

 

그런데 문득 내 꼬락서니가 내 머리속에 연상되면서, 벼락을 맞을 까봐 걱정했던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벼락을 맞으면 또 어떤가?. 벼락을 맞아도 좋고 벼락을 맞지 아니해도 좋은 것이 아닌가? 그동안 지은 나의 죄악을 생각하면 벼락맞아 죽는 것도 영광일텐데, 무슨 염치로 벼락을 맞지 않겠다고 걱정을 하고 황급히 발걸음을 떼었단 말인가? 벼락을 수천수만번을 맞아도 그 어떤 변명도 할말도 없는 존재가 나란 인간이 아니던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터 벼락은 내게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졌고, 당당하게 가슴을 쭈욱 펴고 힘차게 두 발을 내뻗고 걷기 시작했다. 세상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내 마음이 스스로 변하고 변 한 것이였을 뿐이다.

 

또한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거나 ,불의의 사고로 몸을 크게다쳐 온몸이 망가진 채로 고통받으며 살다가 죽을 수도 있을 텐데, 그렇게 죽는 것보다 훤한 대낮에 날벼락 맞아 죽는다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기에 고통도 없고 손쉽게 죽을 수 있게 되는 너무도 고마운 일이건만, 나는 겁쟁이 마냥 잠시나마 벼락을 두려워 하였었다. 벼락을 피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고양이를 피하려다가 호랑이를 만나는 일이 되는 것이건만 한치앞을 보지 못하는 인간들은 자신들의 죄악을 깨우치지 못하고 천년만년 영원히 건강하게 사는 줄로  알고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것이다. 벼락맞아 죽으면 또 어떠리, 범사에 감사하지 못하는  삶은  그리스도인의 삶도 아니며, 믿음없는 이방인의 삶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