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녁..누가 버린 듯한 찐빵 한봉지를 길바닥에서 만났다. 대여섯개가 들어있었다. 주워서 갈까 말까 하다가 저녁을 먹지 못한 배고품 때문이였을까 주워가기로 마음먹었다. 불현듯 독약을 탄 요쿠르트를 먹고 죽은 방송이 생각났다. 께림칙했지만.. 찐빵속에 독을 넣긴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살펴보니 뚜렷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없었다.
가지고 들어가니 아내는 사왔냐고 물었다.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꾸 물어본다. [아내가 본능적으로 눈치챘나?]손님이 줬냐고 묻기에 "응" 하고 대답했다. 손쉽게 거짓말을 했다. 다음날 아내는 그것을 따뜻하게 쪄서 가족들에게 먹으라고 주었다. "와! 맛있겠다." 라고 소리쳤다.. 내 앞에 가져다 놓은 찐빵을 먹었다. 노란 물이 배어 있기에 혹시 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난 후에 정신이 혼미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것은 독의 기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늦은 시각까지 운전을 한 때문인데 말이다.. 아내가 아들에에 찐빵을 먹으라고 소리친다. '먹이지 말라고 말할까? 나중에 경과를 보고 먹으라고 해야 할까? 주어온 찐빵이라고 고백할까?
찰라적이였지만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내가 먹은 것처럼 아들도 빵을 먹었다. 아무렇치도 아니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후의 세상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있다. 내가 빵을 무서워 한 이유도 불확실성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변명을 스스로 제시하여 불확실성을 제거 하려는 본능이 잇다..
생명도 없는 찐빵을 무서워할 정도로 이 세상은 아비규환 지옥의 참상을 보여주는 곳이다. 틈만 나면 무엇이든지 주어 오는 것을 즐기는 나에 대해 잘아는 아내는 찐빵을 주워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꾸 되물었는지도 모른다. 아내마저 속여야 하는 세상. 내가 찐빵에 속을지도 모른다는 상념에 젖을 수밖에 없는 현실.... 이런 세상에서 숨을 쉬고 똥을 싸고 산다. 몇칠후에는 아내에게 찐빵에 대한 고백을 할지도 모른다.. 아내를 약올리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노발대발하는 아내를 보며 키득키득 웃는 것으로 말이다..살아남은 자의 여유로움의 포만감을 웃음으로 대신 하는 것이다.눈물젖은 빵은 먹어보지 못했지만 무서운 찐빵은 먹어보았다..
천국에 대한 욕망은 사실은 지옥에 대한 무서움과 공포심을 없애려는 자기본능의 한 단면일 수 있다. 구원에 대한 강한 욕망과 집착은 스스로를 천국의 대상자로포함시켜 불학실한 지옥의 공포를 제거하려는 인간적 본능이다.. 믿음이라는 구실이 덧붙여진 것 뿐인데... 그 욕망은 자신을 천국의 자리에 올려 놓는 대단한 힘이 작용한다. 천국호에 그냥 올라탄것이 미얀해서 성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외친다.
위선과 가식속에서 허부적대는 자신의 몰골을 까마득하게 망각하고 어쩌다 남는 찌끄러기를 베푼것을 가지고 성화을 이루었다고 자부한다. 먹고 쓰고 남는 것을 남에게 준것을 가지고 " 역시 나는 성화된삶을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믿음있는 사람이야" 라고 자부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구원받은 것이 미얀해서인가 보다..예수님은 없고 그저 구원에만 매달리다 보니 언제나 행위를 가지고 구원과 연결시키는 행위를 일삼는다.. 보잘것 없는 것을 가지고 대단한 것으로 여긴다..
세끼밥을 먹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기집을 가진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내자식과 내가족밖에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코딱지 만한 것을 행해야 나처럼 구원받는 것이라고 외친다. 위선과 기식으로 가득찬 독사의 자식이 바로 내자신임을 전혀 깨닫지를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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