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방문기.. 청와대에서 초청장이 메일로 왔다.하루하루 사는 것도 힘든 버러지 같은 인생인 나는 고민하다가 구경을 가기로 큰 마음을 먹었다.청와대 국민제안 코너에 보낸 몇가지의 제안 글이 우수제안으로 채택된 연유로 초청을 해 준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기차를 타보았다. 승강기에 철퍼덕 주저앉아 신문을 보다가 약속장소인 경북궁을 찾아갔다.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을 구경 하였다. 소풍나온 초등학생곁으로 칠십은 되보이는 할아버지가 다가오더니 가방에서 목걸이와 팔찌를 꺼내 팔았다... 한개에 천원.. 과학교재 시간에 사용하는 유자형 자석을 목걸이에 들이대며 목걸이가 진짜라서 붙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른 곳에서는 만원주고도 못사는 것이라며 만원을 줄테니 사와보라고 하였다. 순식간에 수십개의 목걸이와 팔찌를 팔고 사라졌다. 곧바로 할머니 한분이 다가 오시더니 이번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팔았다.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를 보더니 " 미얀해요" 금방 갈께요! 한번만 봐주세요 " 하고 사정을 한다. 아마도 내가 단속반원으로 보였나 보다. 씨익 웃고 그 자리를 피해 주었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사람이 늦게 도착 하는 바람에 늦게 청와대에 도착해 밥을 먹었다.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몸수색을 하였다. 각자의 자기 소개 시간이 이어졌다.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간략하게 끝냈으면 좋겠다는 언질을 주었지만 소위 한가닥 한소리 한다는 사람들의 습성상 짧게 끝날일이 아님을 예견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이크를 잡으면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별별 제안괴 국가정책 소감등등.교장선생님의 훈시같은 이야기들이 쏟아 졌다. 귀를 막고 싶었다..한마디로 자기 자랑을 하는 시간이였을 뿐이였다. 내차례가 오자 천안에서 올라왔으며 막노동도 하고 떠돌이 장사도 하고 약초도 캐며 그저 그렇게 별볼일 없이 사는 사람이며 청와대가 구경하고 싶어서 그냥 한번 와본 것이라는 말만을 했다. 참석자들의 요구는 한결같이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였다. 시간을 빼앗기며 많은 제안을 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나는 이들을 보면서 또다른 이기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한 기분이였다. 특히나 두번째로 초청을 받았다는 사람들은 무질서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이 붙어서 였을까? 국장에게 한마디 했다. 한번 온 사람들은 다시는 오지 못하게 하는 좋겠습니다 라고.. 그러자 국장은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건의 했지만 상관이 부결 시켰다는 것이였다. 나처럼 잠바때기를 걸친 사람이 차비는 안줍니까? 하고 말을 한 탓인지 일당 오만원씩 주었다. 차비가 아까웠다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싹 가셔버렸다. 안양에 들러 시간적 여유나 물질적 여유가 없어 친구의 개업식에도 찾아가보지 못한 죽마고우 단짝 친구의 가게에 들렀다. 술한잔 함께 하고 내려왔다. 술에 취하여 지하철 안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술이 술을 마신 것이다..그리고 잠들었다..이렇게 버러지 만도 못한 인생을 사는 사람의 말중에 쓸만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새벽이슬에 깨어 눈물을 흘리던 형희는 사라지고 눈부라리며 사리판단을 잘하겠다고 발버둥치는 비열한 인생만이 딱딱 소리내며 껌을 씹고 이를 악다물고 살아가는 더러운 짐승의 포효소리만이 내 귓전을 울리는 것이다.. 내 가래끊는 듯한 역겨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주님을 찾고 있으니 참으로 가래침을 뱉고픈 인간이 인간말종 형희인 것이다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서운 찐빵 .... (0) | 2004.12.14 |
---|---|
똑같이 화상을 입은 여인...[써프라이즈제보] (0) | 2004.12.04 |
* Re.말뿐인 '참여정부' '열린당'과 위헌판결 시비 (0) | 2004.11.14 |
정관수술 받을 때의 초라한 모습 (0) | 2004.11.12 |
주기도문을 드리면서 (0) | 200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