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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내 아내 간 떨어뜨리기...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5. 2. 1.
내 아내 간 떨어뜨리기...

아내와 함께 한솥밥을 먹게된지 십년이 넘었건만 우리 부부는 딱 한가지 이유로 싸웁니다. 남편들이라면 누구나가 겪는 고민거리이자 하소연이 되는 아내의 바가지 긁기이죠.

저는 이 바가지 긁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습니다.처음 아내의 바가지 긁기가 시작되고 증세가 심해 졌을 때 저는 참지 못하고 아내에게 손찌검을 했습니다. 그 때 울음보가 터진 아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않고 고래고래 울었습니다. 

그 때 부터 내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을 했습니다.아니나 다를까? 평상시에는 전혀 나무랄것이 없는 현모양처같아 보이는데 한번 화가 났다 하면 떨어지는 폭포수마냥 바가지 긁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참고 넘어 가려 했는데 인내의 한계를 느낀 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평생을 아내의 바가지에 시달릴 내 모습을 떠올리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집안 살림을 왕창 부수고[참고로 값싼 물건만을 골라서 부셨습니다.] 아내를 손찌검을 하고 분노의 화신처럼 행동했습니다.헤어질 것을 각오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행동하는 내 앞에서 아내는 결국 두손을 들더군요.

그 때 아내는 울면서 잘못을 빌더군요.앞으로는 절대 화를 내지 않겠으며 바가지 또한  긁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말입니다.그 증거로 아내는 각서를 썼습니다. " 나 이은영이는 우리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는 절대 화를 내지 않겠습니다. 이를 어길시에는 무뤂끊고 두손들고 십분동안 서있겠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각서를 쓴 이후로 한동안 아내는 참 잘 했으며 가정은 행복했죠.그런데 길게 가지 못하더군요. 다시 재발이 된 것입니다. 나는 이런 아내의 행동이 마음을 비우지 못한 욕망 때문이라고  판단하여 다시 계략을 짰습니다. 

친구에게 부탁하여 택시기사였던 제가 늦은밤에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중환자실에서 다죽어간다고 연락을 대신 해달라고 한 것이였습니다.친구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더니 나의 간절하고 애절한 부탁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더군요.천안경찰서 형사라고 신분을 속이고 아내에게 남편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죽어 가고 있다고 전화를 한 것입니다.

아내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내 가슴도 두근두근 댈 정도니 말입니다. 아내는 기겁을 하여 나의 절친한 친구의 차를 타고 병원 중환자실로 갔고 내가 거기에 없자 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전화를 받지 아니했죠. 끊임없이 계속되는 아내의 전화......

이정도면 아내가 정신을 차렸겠지 다음 부터는 화를 내거나 바가지를 긁지 않겠지 정신을 차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받았습니다. 물론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 희은아빠지? 희은아빠! 희은아빠 맞지!.."하는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끊어 버리니 아내가 다시 전화를 해왔습니다.

못이기는체 하고 전화를 받았죠. 병원근처 라고 말하고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내는 길길이 날뛰더군요. 그러면서도 너무나 기뻤는지 화난표정이 아닌 웃음기 머문 표정이 드러났습니다.

그 때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네 삶은 일장춘몽이야!그러니 화를낼 필요도 없고 짜증을 낼 필요도 없어 그냥 웃으면서 살면되는 거야. 화를 낸다는 것은 모두 욕심 때문에 발생하는 거야.욕심이 없다면 화를 낼 필요도 없는 것이지. 내일 내 남편이 죽는다고 생각하고 살면 화낼가치도 못느낄거야. 그러니 이제 다시는 화를 내지마 알았지..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 당신이 원인을 제공하니까 내가 그런거지 아무 이유없이 화를 내냐" " 하고 말하길래 나는 "화가 나는 일조차도 화를 내지말란 말이야 나 또한 당신의 모든것이 맘에 들어서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야.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낸다고 해서 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알아야돼! 알았지."

이 사건이후로 아내는 바가지를 긁지 않고 한동안  잠잠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아내의 병은 재발되었고 나는  또다른 방법으로 아내의 부어버린 간의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방법을 동원했습니다만 지면관계상  다 밝힐 수는 없고 어쨋거나 저쨋거나 나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아내의 간은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런 아내의 변모된 마음에 강한 윤할제가 이 되어 준것이 바로 mbc여성시대였습니다.날마다 여성시대를 듣는 아내는 '이혼의 그늘" 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든것이 남편만의 잘못이 아니라 아내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나 봅니다. 

전에는 볼 수없었던 말할 나위 없을 정도로 애교가 넘쳐나고 상냥해진 말투로 나를 대합니다. 아무리 봐도 나는 이런 변화가 여성시대 덕분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성시대를 들으면서 나에게 전화를 하여 "여성시대를 " 지금당장 들어보라고 닥달 하던 아내가 방송을 들으면서  본인 자신이 변모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이 글을 듣게 될 수 있다면 그 때 거짓말 해서 간떨어지게 만들어서 미얀했다고,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내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해준 그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이렇게 남성시대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남성시대 여러분! 아내의 바가지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아내들에게 여성시대를 청취하라고 권해보십시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여성시대 제작진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 허구헌날, 김치냉장고 노래 가락을 읇어대는 마누라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욕심이 갑자기 생겨버려 추억의 백일장에도 응모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