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에서 걸어 십분이면 당도 하는 장소에서 공연이 벌어 졌다.구청이 생긴 축하 기념식이란다.사실 나는 그런 공연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었다. 산속에 있는데 아내가 저녁에 그곳으로 오라고 연락이 와서 일찍 하산하여 그곳으로 갔다.울려 퍼지는 굉음속에서 어디에 있는지 알수도 없고, 온김에 연예인들이나 구경하겠다고 무대뒤로 가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 가수들을 보기위해 무대 앞쪽으로 몰려 들지만, 몇시간 전부터 앞자리는 극성팬들이 독차지 하고 있으니 느긋한 사람들은 차지할 공간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멀고먼 뒤쪽에서 쳐다보아 봐자 텔레비젼에서 보는 것보다 한결 나은 것이 없으니, 그 또한 무의미한 짓이다.
그런데 연예인들을 아주 가까운 발치에서 볼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은바로 무대뒷편이다. 연예인 대기소가 있고, 일반 시민들이 없는 곳이기에 연예인들은 마음 편히 들락 날락 한다.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나는 언제나 무대 뒷편에서 구경을 하는 편이다. 마침 뒤쪽으로 가니, 한무리의 연예인들이 모여 있었다. 텔레비젼을 거의 구경하지 않는 편인 나는 다른 연예인들은 모르겠고, " 너는 내남자"의 가수 한혜진과 가수 조항조가 눈에 들어왔다.
그놈의 꽉낀 청바지라는 단어가 내 머리에서 영 지워지지를 아니해서 한혜진이 누구인가 염두에 두다가 언젠가 한혜진과 그의 남편이 나오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털털한 남편의 인상과 한혜진의 얼굴이 잘 어울리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었다.
어찌보면 유명 가수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너무도 털털한 구멍가게 아저씨 같은 사람과 결혼해서 산다는 것이 의외였지만, 나름으로는 외모나 형식을 제쳐두고 인간성을 염두에 두고 그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간미적인 감정에 녹아들어 한혜진이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른다.
반가운 마음에 한혜진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었으면 하고 청하니 너무도 기쁜 듯이 함박 웃음으로 반겨 맞이하면서 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사진을 찍게 해 주었다.
가수 한혜진의 옆구리에 얹은 내 손이 괜시리 신경이 쓰였지만, 한혜진의 머리결에서 풍겨져 나오는 향기는 아주 잠깐이였지만 "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의 아카시아 꽃향기처럼 내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마눌님이 이글을 보면 또 대판 싸우겠네.]
그리고 나는 다시 노란 옷을 입은 연예인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아뿔사 그녀가 누구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사실... 텔레비젼에서 스쳐가듯이 언듯 보기는 한 것 같은데.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게 만드는 바보상자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녀가 누구인지 도저히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그냥 가서 사진 한장 찍자고 하면 될것을 , 누구인지도 모르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내 마음에서 도통 내키지를 않으니. 결국 누구시냐고 면전에 대놓고 질문을 한 것이다. 그러자 김혜연는 아주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세요" 라고 핀잔을 주는 것이였다. 옆에 있던 사람이 유명한 가수 김혜연이라고 말해 주길래 . 그렇구나 하면서 사진을 한장 찍으려고 하였더니,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뒤돌아 서는 것이였다.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 다가간 나도 잘못이지만,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짜증을 내는 김혜연 또한 아름다워 보이지를 않았다.
그렇다면 김혜연이 나쁘고 한혜진이 훌륭한가?.. 나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물론 천성적으로 태어나면서 부터 욕심이 과한 사람이 있고,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그 차이는 바로 부모의 마음이 유전된 것이며, 그 부모의 조상들이 오랜동안 마음을 비우기 위해 노력하여 내적인 연륜을 쌓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오염된 음식과 열악한 주변 환경으로 인한 탓도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본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가수 한혜진과 김혜연의 행동의 차이는 자신이 행한 행동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한참을 미리 예축한 사람과 한치앞을 보지 못하고 행동한 사람의 차이점이라고 본다.
보잘것 없는 팬에게 냉대를 하던지 친절하게 하던지 크게 얻을 손익은 없을 수 있겠으나, 냉정하게 대해보았자. 그 또한 얻을 실익이 없다는 것을 익히 경험을 통해 알게된 한혜진은 아주 반갑게 맞이하여 팬을 기쁘게 해준 반면에 인간의 기본적 감정대로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대한 김혜리가 있을 뿐이다.
나는 김혜연이 나쁘다고 말하자고 이글을 쓴 것이 아니다. " 이렇게 하던지 저렇게 하던지 내가 손해볼 것이 없다면, 차라리 남을 기쁘게 해주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자고 함이다. 김혜연이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그것이 결코 이득이 될게 없다는 것을 깨우치면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듯이 오늘날 우리들도 어찌보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하다 보니 감정에 치우친 대로 행동한 다는 것이다.
군자에게 삶의 이치를 배우면 어른스럽게 행동하듯이. 가수 한혜진이 좀 더 어른스러웠다면,가수 김혜리리는 조금은 철이 덜 든 것 뿐이다. 그것은 머지 않아 스스로 깨우치던지 영영 못깨우치고 흙으로 돌아 가던지 둘중의 하나일 것이며, 그것 조차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어찌보면 김혜연이 너무도 순박한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이치를 미쳐 깨닫지 못한 너무도 순박한..감정에 제대로 충실한..때묻지 않은 그 모습이 어찌보면 아름 다울 수도 있다...
우리는 왜 날마다 가면을 쓰는 것인가?...나와 당신에게 묻고있다.
가수 김수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뚜뚝하게 로보트처럼 걸어 갔다가 기계처럼 차에타고 돌아갔다. 그에 비하면 가수 송대관은 역시나 건달끼가 넘쳐 났다. 날씨가 덥다고 웃옷은 단추를 다 풀러 놓고 런닝구를 드러낸 채 회사 사장처럼 의자에 드러누워 화장을 받고 있었고, 대 선배인 송대관 앞에 수많은 후배 가수들이 깍듯이 90도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악수를 청하니.. 한손에는 커피잔과 다른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웃음을 잔뜩 머금은채 악수를 해주었다. 어찌보면 이것이 살아온 경륜인지도 모르겠다.. 물 흐르는 듯이 살아가는 것이 좋은 일이 라는 사실을 ,흐르는 세월속에 자연스럽게 체득한 경륜말이다. 어찌보면 송대관씨의 삶이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답게 하고픈대로 하며 살고프지만, 그리할 수없는 조건과 환경 속에서 나마 자유를 누리려고 애를 쓰는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너무도 애처롭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치 우리안에 갇힌 한마리 원숭이마냥....그냥 그가 애처로워 보였다.. 나는 절대 연예인처럼 살라하면 못살 것 같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생을 광대처럼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자유를 속박당하며, 살다가 덧없이 떠날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그들보다 나은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현재의 평범한 내 삶의 자유가 좋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이 모습 이대로가 좋다..
이렇게 연예인들과 사진찍고 악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치는 것이 아닌가? 아내였다. 예전에 한 아파트에 살던 아내가 언니라고 부르는 언니와 그 남편이 함께 놀러 온 것이다. 함께 우리집에서 만 든 효소술을 마시면서 히히낙낙 하다가 밤늦게 헤어졌다.
그래! 역시 인생은 연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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