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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김형희산야초에 대하여..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8. 6. 15.

어릴 때 술만 드시면 광인으로 변하는 아버지의 수많은 폭력과 공포스런 언어폭력을 피해 산으로 들로 싸돌아 다녔었다. 이 세상에 홀로 내버려진 나를 꼭 감싸안아 준 곳이 대자연이였다. 자연은 나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고,수많은 풀과 꽃 나무와 동물들은 처절하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으며,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다. 자연은 나와 말없는 대화를 가장 많이 하는  친한 동무였다.

 

아카시아꽃과 멍석딸기 까마중 띠, 찔레순, 고염,메꽃뿌리 오디,꿀꽃,꾸지뽕열매 시영가지, 칡과 으름 달래와 머루를 따먹으면서 온 세상이 다 내것으로 여겨졌었다. 밤이되면 원두막에 비닐을 덮고 누워 잠을 청하면 수많은 반딧불이들이 불빛노래로 자장가를 불러 주었었다.

 

아버지의 광란에 가까운 폭력에 나는 미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아팠었지만, 자연의 향기와 맛은 내 마음과 육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였다. 아버지가 무서워서 몇날 몇칠이고 집을 들어 가지 아니했다.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봄에는 아카시아꽃과 찔레순을 신물이 나서 구토가 나올 정도로 먹었다. 가재와 물고기를 잡아서 구워먹고 가지와 오이 참외를 수박을 서리해서 허기진 배에 채워 넣었다.

 

하루이틀 길게는 한달동안 자연의 먹거리만 먹으며 버티기도 하였다. 물론 겨울에는 집을 나가면 자연에서 얻어 먹을 것이 없어서 뭇매와 잔인한 언어 폭력을 감내하며 눈물을 삼키고 버텨냈다.

 

 

아버지의 폭력에 항거하던 나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었지만,  여느 누구들처럼 정상적인 삶을 찾을 수가 없었고, 결국 온 몸은 망신창이가  되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몸이 너무 아파서 하루도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나는  결국 직장마져 때려치우고  의학서적을 집어 들었다. 그 어떤 의사도 내 병의 원인을 알수 없었고, 내 병을 고쳐주지 못하였던 탓에 나는 내 병을 내가 고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연의학을 공부하면서 깨우친 대로 자연약초와 자연의학처방대로 내 몸을 치료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산을 헤메이고, 약초를 채취하여 내 몸을 치료하기 시작한지 몇년이 지난후 나는 그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으로 거듭났다. 밤늦도록 잠이 오지 않아서 불면의 고통을 보내던 시절이 언제였나 생각이 들 정도로 밤이 되면 잠이 쏟아지는 자연의 본능이 되살아 났으며, 골병으로 온 몸이 쑤시고 결리던 진통도 언제 그런일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온 몸이 따뜻하다.

 

나는 처음에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 "죄인의 괴수가 외치는 소리" 라는 불로그명으로 개설을 하였었다. 처절한 고통의 나락에서 빠져 나오게 된 삶의 우여곡절은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이며, 무익한 존재인지 깨우쳐 준 계기가 되었으며,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실존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우쳐 준 그것을 고백하기 위해 신앙적인 글을  처음 올리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금은 전적으로 자연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김형희산야초" 라는 블로그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내가 살기 위해 여느 사람들처럼 신앙과 타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내가 어렸을 때에 나를 감싸 안아 주었던 따뜻한 자연에 기대어 사는 것이 마치  나를 지켜주고 보살펴 주었던 존재를 결국은 다 파먹고 살다가 내 자신도 다 먹혀야만 하는 가시고기처럼   자연에게 미얀한 마음도 들지만,그같은 삶이 바로 자연의 이치와 순리에 따르는 삶이라고 여기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런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의 위대함이 만인에게 알려져서 하느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자연과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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