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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그 사람.....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9.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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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길을 나섰다. 귓가에서는 고래사냥과 건배 그리고 영일만친구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칡흙같이 검은 동굴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자동차의 앞길은

반딧불 같은 가로등 불빛들이 반짝이며 마중을 나오는데, 

 

아무도 없는 좁은 길을 구비구비 달리니, 지난 내 모습이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투영되기 시작하였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눈 앞에서 아른아른 거리고,

내 가슴이 아파왔다.

 

그 사람이였다. 내가 아프게 하였던 만큼 보다도 더 아파했던

그 사람이였다.

 

지우면 생각나고 지우려하면 생각나서 입에서는

가느다란 한숨이 터져 나오고,

 

 달리는 자동차는 천만길 낭떨어지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살기위해 잊고 살았던 그 사람이 나타났다.눈 앞에 나타난

그를 본 순간 참회의 순간을 잊고 현실적 공간에 매몰된 내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러하더라도 나의 한 손은 운전대 위에 얹혀져 있었다, 나의 한 손은

허벅지에 놓여져 있었다. 밤이 춥다.

 

그 사람이 도시의 불빛속으로 이제 사라져 가려 하는데,가물가물해져 가는

그 사람을 보고도 내 손은 운전대에 놓여져 있었다.

 

 

추억에 울고, 자연에  울던 내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그곳에는 자동차의

운전대위에 손을 얹고 무의미하게 달려가는 내가 있었다.

 

그 사람이 떠나갔다. 그 사람이 떠나갔다. 잊어서는 안되는 그 사람이

떠나갔다. 내 손은 자동차의 운전대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에 살던 고향을 구슬프게 불러주던 하모니카 소년, 미워도 미워해도

 내 곁에서 울던 그 사람, 용서할 수없는 나의 잘못을 잊고 살아도

입을 열지 않는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였다. 내가 잊고 살아가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였다. 생각났다

그 사람이 생각났다. 

 

그 사람이 환한 불빛을 보고 말없이 나의 뇌리에서

떠나갔다. 그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를 바라 보기만 하였었다... 그 사람을...

그 사람이 도심의 소음과 불빛을 보고,도망치듯, 말없이 머리속에서

사라져 가 버렸다.

 

 

--- 남해안으로 가면서....2009년 2월 7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