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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도박 때문에 친구 자살하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9. 8. 12.

 

인생사란 것이 사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죽는 것이라고도 말을 한다. 하루하루 죽음의 길을 내달려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순식간에 찾아 오는 죽음의 사신 앞에 어쩔 수 없이 끌려 가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때를 참고 기다리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쩔 수없이 지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자기 의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 더 이상 앞길이 보이지 않고 남겨진 시간이란 것이 끝없는 고통의 나락으로만 보일때에 그 고통의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것이다.

 

 

 

 

나또한 고통스런 삶의 길목에서 견뎌내지 못하고 몇번이나 자살을 시도 한 적이 있다. 다행히 질긴 목숨인 탓에 이렇게 살아 남아서 날마다 죽음의 길을 걸어 가고 있기는 하다.

 

엊그제 내 친구가 자살을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이 친구와는 어릴 때부터 막역한 친구사이였다. 한때 DJ가 있는 음악다방이란 것이  인기를 끌떄 쯤에  함께 노래를 감상하고 여자를 꼬시기도 하고 어울려 나이트 클럽에 가서 춤을 추기도 한 친구 였다. 이 친구와 결혼한 부인은 내가 좋아 해서 바라만 보다가 나중에 용기를 내어 사귀자고 해보기도 하였는데 , 이미 자살한 내 친구와 사귀게 되었다고 해서 포기 하기도 하였었다.

 

친구도 좋은 사람이고 그 친구의 부인도 내가 좋아 하던 사람이였는데,어느덧 세월이 흘러  군대까지 제대한 자식이 있을 정도가 되었건만, 사랑하는 자식들과 부인을 남겨 둔 채 세상의 끈을 놓아 버린 것이다.  부인과 결혼 한 후 열심히 자수성가 하여 광고가게를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인생을 살았었는데 그만 도박의 유혹에 빠져 땀흘려 이룩해 놓은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고통의 나락으로 빠져 들게 된 것이다.

 

한 때 나는 이 친구가 하는 가게에 자주 놀러 간적이 있다. 단칸 셋방에 살던 나는 이 친구가 나름대로 삶의 기반을 다지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하였었다. 이 친구는 그 때 자신의 형이 도박에 빠져 비참한 삶을 사는 것을 이야기 하면서 형의 잘못된 삶에 대하여 강하게  질책을 하기도 하였었다.

 

그런데 자신도 그만 도박의 유혹에 순식간에 빠져 들어가게 되었고 한순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행복을 물거품으로 바꾸어 버리게 된 것이다.전재산을 날린 것은 물론 많은 빚까지 져서 오랜동안 빚쟁이들한테 시달림을 받으며 살아가다가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된 것이다.  도박이란 것은  가족과 전재산을 걸고 내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장 위험한 일이다.

 

또한 그 뿐만이 아니라 나중에는 많은 빚을 지기도 한다 빚이란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 다가온다. 빚을 갚지 못하다 보니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날마다 들어야 하고 날마다 숨어 지내야 하는 것이 감옥에 갇힌 것보다 더 큰 형벌로 다가 오기도 한다.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남은 인생이란 것이 끝없는 가시밭길만 남겨진 것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이런 고통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생을 마감하는 것을 선택하기도 하는 것이다. 내 친구도 수많은 날들을 고통속에서 보내다가 끝내 견뎌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였을 것이리라. 이 친구의 아픔을 생각해 보노라니 내 가슴이 미어진다. 내가 사는 것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이 친구와 자주 만나지도 못한 것이 죄책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하나 둘 내가 알던 사람들이 이 땅에서 사라져 간다. 내가 100년을 살게 되면 내 친구들은 이 땅에 한명도 남지 않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오래사는 것도 행복이 아닐 수있다.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그냥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 할일을 하게끔 이 땅에 보내 주신 것이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 설령 거지로 살아도 자살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다면,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깨우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와 가치를 인간 스스로는 알 수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점임을 감안해 볼때 모든 것에 감사 할 수 있는 하느님의 사랑의 힘이 우리에게 다가 오기를 바라는 길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 친구의 장례식장을 다녀 온 후에 나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훈계를 하였다. " 절대 빚을 지고 살지 말아라. 빚을 지게 되면 그것이 강력한 족쇄가 되어 인생이 속박되어  자유롭게 살 수없는 비참한 인생이 된다" 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나는 정작 은행에 빚을 지고 살아간다. 웃기는 일이 아닐 수없다. 이것이 인생이다....쎄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