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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인생칼럼

죽음 ㅡ단편소설 ㅡ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24. 11. 17.

 

죽음     ㅡ단편소설 ㅡ


          김형희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하천 변을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다 ㆍ 적막한 시골길 어두워서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건만 가로등도  거의 볼 수 없는  어두운 길을 남자는 익숙한 듯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남자는 하늘을 잠시 쳐다본 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낮에 만난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0시 50분 "ㆍㆍㆍ 떠오르는 그녀를  망각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를 만난 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멀리서 온  친구를 만나 잠시  들렀던 다방에서  마담으로 일하던 여자였는데  아양을 떨며 다가온 그녀에게 차한잔을 사 주면서  친해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녀가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고  연락처를 건네준 것이다

그  건네준  종이를 주머니에 푹 찔러넣고 잊고 있었는데 저녁에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 한잔을 마시다가 주머니에 종이가 만져져 펼쳐보니 그녀의 연락처가 있었던 것이다

 전화를 받은 그녀는 곧바로 포장마차로 달려 왔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그녀와 그 남자는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에 잔뜩 취한 그 남자와 그녀는 비몽사몽간에 함께 모텔로 들어갔고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깨어났다

 그녀는 일찍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그 남자에게 갖다 주었다ㆍ

" 자기야 속 풀어지게 물이라도 마셔 "
 
"고맙다"

" 근데 자기는 왜 그렇게 얼굴에 근심이 많아"

남자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면서 몸서리를 쳤다  지난 악몽이 떠올라서다  ㆍ 하루도 떠나지 않는 악몽   마치 저승사자가 칼을 들고 찾아와서 목을 내려치는 느낌이 드는  고통을  날마다 반복하고 있었다

 10년 전 그날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삶이 곤고했다ㆍ스스로 남은  생을 끊어버리기 위해 술에 잔뜩 취해 칼을 들었는데

 그것을 말리던 사람이 강하게 저항하던 남자의 칼에  실수로  찔려 죽은 것이다   떠나지 않는 고통의 기억속에  남자의 얼굴은 웃음 속에서도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머물러 있었다

그런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안타까워 질문을 한 것인데 남자는 고통스런  지난 과거를 그녀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  아  악    아  아   악 " 그 남자의 말을 듣던 그녀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ㆍ

"너가  너가  그 놈이라고    아 악  ^  남자는 그녀가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비명을 지르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바로  남자의 칼에   죽은  남자의 부인이였던 것이다

남편을 잃고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이 궁핍해 진  그녀는   밑바닥 생활을 하게 된 것이고 다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다는게 그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울면서 밖으로 뛰쳐나갔고  남자도  밖으로 나와 하루 종일 술을 마신 것이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가슴이 터질듯 답답해  밖으로 나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길을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땡 땡 땡 땡  기차 건널목에서는  기차가 온다는  신호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ㆍ 남자는 고개를 들어 철둑길을 쳐다 보았다    기차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쳐다 보았다 그래도 기차는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철도길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시 한번 얼굴을 들어 보니 자 멀리서 기차가 천천히  달려 오고 있었다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날리려 했던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ㆍㆍ남자는  ' 저렇게 멀리서 오고 있는데 기차경고등  소리가 난다는 것은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였다

 차단기가 없는 철도길 기치는  아주 멀리 있었고 남자는 충분히 건너가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내 달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철로 중간에 들어선 순간 빠앙 하고  거대한 기차 경적이 올렸지만 이미 남자의 몸은 기차에 의해  산산이 조각이 났고   그 남자의 상체 부분만 철도 옆  돌무더기 위에 걸쳐져 있었다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던 기차가 아니라 그 반대편에서 어둠 속에 보이지 않던 기차가 달려와 남자를  치어  버린것이다 ㆍ

 급 브레이크를 밟고  기차에서 기관사가 내려왔다  피투성이로 상반신만 남은 그 남자의 얼굴을 기관사가 바라보니 눈가에 남자의 눈물이  고여 있었다  기관사는  차마 더 쳐다 볼 수가 없어서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기차에 올랐다ㆍ


빠 앙  ㆍㆍㆍ기차가 떠나가는 기적소리가 밤하늘을 찟고 있었다  기적 소리 와 함께 모든 것이 사라지는 듯했다 ㆍ

 그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듯  별마저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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