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다 버리고 가면 될 것을
무에 그리 미련이 남아
긴숨을 내뱉는지
빈손으로 왔으니 그냥 놓고 가면
될 걸 애써 만지작거리나니
그런 그대 역겨우니 누구를 탓하랴
그대가 만든 업보인 것을
미련 두지 마시고 어여 가시게나
빈손으로 왔으니 그냥 가시게나
아무도 암것도 그대 원망치 않소
그대 쳐다보지두 않으리니 그냥
말없이 가시게나
그대 떠난 자리에 바람 한 자락은
간혹 머물지도 않겠는가ㆍ
저 바람도 그대처럼 살아오지
않았겠는가 어여 가시게나
어여 후딱 가시게
저 바람따라 ㆍㆍㆍㆍ
김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