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설교중에 가끔 큰 꿈을 가진 자가 큰 꿈을 이룬다고 말하면서 야곱의 아들 요셉의 이야기를 예를 드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요셉의 꿈은 요셉의 꿈이 아닌 하나님의 정하신 뜻임을 생각한다면 결코 요셉의 꿈이 아님을 알 수있다.
이런 사실을 익히 잘 알면서 나는 내 자신의 버리지 못하는 꿈이 있음에 항상 죄스러운 심정을 버리지 못한다. 나의 갈 길은 나의 뜻이나 나의 꿈이 아니라 주님의 뜻과 주님의 가르침대로 걸어가야만 하는 껍질인 존재를 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심중에 자리잡은 인간적인 소망이 결코 떨쳐버릴 수없는 그림자 같은 것인가 보다.나의 이 찰거머리 같은 꿈은 단지 꿈일 뿐이다.
산들바람이 어깨를 매만지며 귓속에 솜사탕 같은 밀어를 속삭이는 사골 한적한 곳에 자연림이 무성한 산을 옆에다두고 맑은 시냇물이 함께 어우러져 흐르는 한 귀퉁이 땅에 쬐만한 집을 짓고 산밑에는 닭들이 지지배배 소꼽놀이 하며 웃음을 멈추지 않는 곳에 ...
꼬꼬댁 꼭꼬.. 아픔이 몰려올 때 사뿐히 날아올라 메롱하며 약올리며 쉴 수있는 다래나무와 머루나무. 그리고 으름나무가 흐드러져 있는 곳...
나는 다래열매를 입에 가득 집어넣고 그 달콤함에 취하여 휭설수설 히죽거리는 웃음이 내 터져나오는 말까지 웃게만들것이다. 온 갓 푸성귀를 따다가 소금물에 적시어 된장과 식초, 그리고 향긋한 들기름을 넣고 맛잇게 무쳐 먹으련다. 아내의 손맛이 이제껏 나를 침범하지 못하니 내 찝찔하고 투박한 손으로 직접 버무려서 청국장 향내나는 밥상에 올려 놓으련다.
시간이 주어지는 날들에는 여기저기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며 지금은 쓸데없어 버려진 집채 한퀴퉁이만한 큼지막한 항아리들을 가져 올것이다. 집뒤의 넓은 뒷마당에 그 항아리들이 풍만함의 자태를 보일때에 나는 모진 비바람과 눈보라에도 끄떡않고 서있는 신비한 산야초들을 백가지 이상씩 캐고 따고 할 것이다.
자루가득 담긴 산야초를 항아리에 넣어 시커먼 흑설탕에 버무리고 잘 재어 시큼한 술냄새가 코를 자극할 때 까지 발효시킬 것이다. 산야초 발효액이 익을 때인 다음 봄쯤에는 밥상에 갓가지 산나물과 산야초 쌈이 즐비할 것이며 각각의 독특한 향과 맛을 음미하며 미식을 할 것이다.
그 때에 내오는 산야초 발효 효소는 텁텁함이 배어있는 가족들 입을 아주 개운하게 해주고 시원하고 상큼하게 해줄 것이다.그리고는 작년에 따서 냉장고에 넣어 서 냉동시킨 으름열매 아이스크림을 몇숟갈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그리고 바깥에 나가 개울가 옆에서 노닥거리는 갖가지 동물들과 농담 따먹기를 조금 하면서 손발장난을 치다보면 뱃속은 상쾌함의 극치에 다다를 것이다.
몸이 아픈 이들에게 산야초 효소를 보내주어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놀라움을 발견하게끔 하고 싶다. 농약과 온갓 공해물질이 범벅이된 인공적인 야채의 나약한 아름다움이 아닌 투박하고 뭉퉁한 속에서 나오는 그 강인한 아름다음의 참 모습을 볼 수있고 깨닫게 되기를....
이른 봄에는 갓가지 나무에서 수액을 받아 음료수겸 치료제로 쓸 것이다.아담한 동물농장겸 갖가지 토종 식물농장겸 산야초 효소 농장겸 여러가지 토종 열매들을 구경할 수있는 아담한 농장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곳 만큼은 세상의 더러운 오염물질이 뒤섞이지 않는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곳이되어 만물에 깃든 하나님의 은혜를 만끽할 수있다면 좋으련만...
세상에서 기독자들이 부를 가장 올바르게 사용할 수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하나님이 지으신 천지자체를 개발론자들의 탐욕에서 지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온세상이 자본주의의 속성이 지배하게 될때 사람의 영혼도 병들게 될 것이다.
나는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있다. 인간의 꿈과 하나님의 뜻은 분명 다르며 하나님의 계흭을 알 수없는 인간으로서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욕심임을 잘 안다. 그날그날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련만......
나는 꿈을 꾸고 있다. 이루지 못할 꿈을 ..찐득찐득한 그 꿈의 미련 때문에 나에 속은 번민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이다.꿈이나 환상이나 욕심이나 별다른 차이는 없는 것이다. 주님의 은혜속에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며 사는 자가 되지 못하고 평안한 삶을 누리려는 나의 욕심앞에 실로 부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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