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 서울에 살 때에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쓰레기장으로 자주 놀러 다녔다. 그곳에는 신기한
물건도 많았고 꽤 쓸만한 물건도 종종 나왔기 때문이다. 아침에 가서 저녁 때 까지 쓰레기장을 뒤지고 또
뒤졌다. 그런데 쓰레기를 뒤지면서 항상 불안해 하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넝마주이꾼들 때문이였다.
동네친구들 사이에서 넝마주이꾼들은 일명 양아치로 불리며 사람을 잡아다가 팔아먹는 무시무시한 존재로우리들에게 인식되어 있었다. 간혹 그들과 대면이라도 할라치면 걸움아 나살려라 하고 도망 다녔었다.
그렇게 불안에 떨면서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재미에,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보물이라도 캐려는 듯이 열심히 뒤진 덕택인지 나는 운좋게 금반지를 한개 주웠다.사실 금반지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몰랐으나 남들이 너무도 탐을 내고 달라고 하기에 만사제쳐놓고 어머님께 갇다드렸다.어머님은 너무도 좋아 하셨다. 어머님의 환하게 웃던 모습이 지금도 어렴픗이 떠오른다. 아주 소중히 서랍에 넣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때의 기억이 내 마음속에 잔존한 탓일까? 나는 쓰레기통을 보면 왠지 나도 모르게 눈길이 쏠린다. 그리고는 아까운 물건이 눈에 띄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솔직히 말해 속이 쓰리다. 사람들이 많히 모여있는 곳에서는 쓰레기통을 뒤지지는 않지만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는 쓸만한 물건이 눈에 띄면 가지고 집에 가져간다.
가장 많은 종류는 책이다. 그 다음에는 아이의 장난감이다. 처음에는 아이의 장난감을 주워가져 온다고 아내에게 질타도 받았다. 허나 아내와 대판 싸운 후로는 나의 행동에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 멀쩡한 장난감을 나두고 꼭 새것을 사야 하는가? 나는 많은 장난감을 주어 왔지만 아내는 많이 갇다 버렸다.더러운 병균이 묻어잇을지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내가 열심히 목욕탕에서 박박 딱았는데....
그런데 어느 날은 아이의 장난감을 쓰레기통에서 줍는 모습을 큰딸의 같은반 친구가 본 모양이였다.
그 이야기를 내 딸에게 하자 딸이이는 조금은 서운했는지 엄마에게 말을 꺼냈나 보다. 나는 아내와 딸을 불러 그것이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님을 역설했다.창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멀쩡한 것을 다시 쓰는것은 국가적 이득이라는 말과함께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은 완전한 새것이 없다 라는 말과 함께 프랑스라는 나라에서는 국민들이 입던 팬티까지 사서 입는 가라지 쇼핑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우리나라보다 더 잘살지만 그들이 돈이 없어서 중고 물품을 쓰는것이 아니다.바로
올바른 인성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해 주었다.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히려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우리 인간들은 참으로 사람을 너무도 의식하며 산다.나와 아무 연관 관계도 없으면서 그들을 두려워하여 올바른 행동조차 소신껏 하지 못한다.사람들의 비아냥이 두려운 것이다. 참으로 사람들은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사는 존재다. 자신의 주관을 당당하게 펼치는 사람이 보기 드문 사회풍조 덕분에 소신껏 산다는게
천연 기념물처럼 귀하다.그런데 주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은 인간의 눈치를 볼까? 아니면 안볼까? 그것이 문제로다...
amunabarab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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