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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마눌님의 교통사고 [하나].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6. 1. 22.

몇년전 부터 운전면허를 따라는 나의 강요섞인 제안에 대해 뭣때문에 자꾸 운전면허를 따라고 하느냐고 귀찮아 하는 투로 이야기 하길래, 혹시라도 내가 죽으면 혼자라도 아이들과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고 대답하자, 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도 말라고 야단치듯이 말을 하였었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웬일인지 내말을 순순히 듣고 운전면허 접수를 하였고 한달도 못미쳐 단번에 면허를 취득하였다. 그런데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차를 운전연습하라고 내주어도 싫다고 마다하기를 쉴새없이 하더니 나의 어릴적 친구들과의  만남의 향연 때문에 하루를 외박할 정도로 신나게 놀고오자 질투의 화신이 몰려온 탓인지 시기심이 발동 했는지 , 나에대한 미움이 솟구쳤는지 모르지만, 두려워서 운전대에 앉는것 조차 싫다하던 아내가 차를 몰고 천안시내 온 곳곳을  들쑤시고 다닌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수원까지 몰고 간 것이다.

 

물론 아내의 고백을 빌자면 몇번이나 죽을 뻔할 정도로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하였다고 하였으면, 심지어는 역방향으로 나오다가 대형사고를 일으킬뻔 하기도 하였단다. 아뭍튼지 그 때부터 아내는 운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마구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내의 운전은 내가 보기에는 문제가 많아 보였다. 운전은 물흐르는 듯이 해야 하는 것이건만, 물을 거슬러 올라가듯이 불안정한 모습이 계속되었다. 여러가지 운전방법을 가르쳐주며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라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남의 말을 듣기를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진 아내는 충고를 무척이나 싫어 하여서 듣기 싫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였다.  

 

그래 니 맘대로 해라 하고 내버려 두던중,  나는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낯선사람과 한조가 되어 데리운전을 하였지만 그 친구가 제대로 일을 하지를 않고 불규칙적으로 일을 하기에 남은 달을 채우고 그만 두었다. 그러다가 친구와 일을 하게 되었으나 친구 또한 계속 일을 할 형편이 아니기에  친구가 쉬는 날에는 아내가 하겟다고 성화를 하기에 그렇게 하라고 하였었다.. 하루는 친구와 하고 하루는 아내와 일을 하면서 작년 연말을 보냈는데, 새해가 들어서면서 부터 손님이 급격히 줄어  친구와 일을 하다가는 수지타산을 맞출수가  없을 것같아 아내와만 하기로 하였다.

 

저녁에 나와서 PDA 버 튼을 계속 눌러보아도 손님이 없었기에 답답해 하다가 늦은 저녁시간이 되자 아주 조금씩 화면에 뜨시 시작했다.  손님을 태우고 열심히 시외지역 시골길을  달리던중 뒤쫒아 오던 아내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이런 마누라가 어디로 사라진거야 ? 하면서 의아해 하고 걱정이 들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건만 아내는 전화조차 받지를 아니했다. 이게 웬조화인가? 손님을 내려 드리고 다시 전화를 하였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였다.

 

몇번을 전화 통화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낮선 남자가 아내의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 하고 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 누구십니까? " 하고 묻자 전화주인이 교통사고를 내고 차안에 갇혀 있어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서 대신 받는 것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냐고 묻자 아내가 차안에 끼여서 빠져 나오지 못할정도며 상당히 많이 다친듯이 보인다는 것이였다.

 

남의 이야기로만 듣던 대형교통사고가 내 아내에게 까지 닥치다니, 수많은 생각들이 마구 떠올랐다. 교만하고 이기주의 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같은 인간에게 하느님이 베푸시는 시련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짧은 순간 삶을 반추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이 목을 메게 만들었다. 믿음없는 나는 제발 아내가 죽지만을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솟구쳤다. 제발 살아있거라 하는 염원속에  다시 전화를 하여 그 남자에게 아내를 차안에서 꺼낼수있으면 무조건 꺼내보라고 재촉을 하였다.

 

평생 장애자가 될까하여, 죽을까 하여  걱정이 되어서 말이다. 마침 다가온 택시를 타고 근처에서 내려서 장소를 묻고 열심히 뛰어 갔더니 아내는 집과 담벽사이에 차가 끼여서 옴짝달짝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 있었다. 아내를 불러보니 대답은 하길래 손을 잡으라고 하고 차에서 빼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너무아프다고 하면서 하지 말라고 하였다.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무능한 신세가 너무 부끄러워 아내에게 말할 수없이 미얀한 마음이 들었다. 119의 대원들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서 빠져 나온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후송시키게 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