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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초롱이를 생각하며....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4. 6. 1.
초롱이를 생각하며....

두달전 쯤 산에 버섯을 채취하러 갔다가 새집에서 떨어진 듯한 새끼 새 한마리를 발견 하였다. 잘 날지도 못하는 새였지만 내가 다가가니 제법 날으는 흉내를 내었다, 불현듯 산채로 잡아가서 아들에게 보여줄까 ? 하는 욕망이 들었다. 그 마음의 욕망 때문에 새에게 다가가려다가 '아차 ! 내가 왜이러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의 창의성을 높여주기 위해 애꿋은 새한마리를 희생양으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인간의 재미에 의해 얼마나 많는 동식물이 세상에서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는가? 그래도 왠지 아쉬움이 약간은 들면서도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그날 아파트 단지  풀숲에 새 한마리가 가까이서 놀고 있었다. 뛰놀던 아이 하나가 발견하고 잡으려고 난리였다. 내가 잡지 말라고 하는데도 아랑곳 하지않고 잡으려고 하였다.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급기야 나는 '잡지 말라니까'하면서 내가 내손으로 잡아 버렸다.

닭쫏던 개 지붕쳐다 보듯이 아이는 날 쳐다 보았다.다시 날려 주자니 이 아이가 내곁에서 떠나지를 않는 것이였다. 무상써비스 차 수리가 다 끝날 때까지도 그 아이는 자신에게 새를 달라고 애걸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의 눈을 보고 있었다.

주어보았자 금새 죽여 버릴 것 같아 나는 아이를 피해 집으로 가지고 들어갔다.그리고는 집안에다 풀어 놓았다. 새를 본 아이들과 애들 엄마는 너무 좋다고 난리 부르스를 쳤다.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종얼종알 지져귀는 새를 보면서 집안이 딴세상이 된 듯 하다고 하였다.

그 새는 아마도 집안에서 키우던 사육새 였던 것 같다. 처음에 잡았을 때는 경운기 돌듯이 뛰던 새가슴과는 다르게 안정을 찾은듯 요리조리 다가왔다 날아갔다를 반복 하였다.

저녁에 베란다에다 몰아놓고 그곳에서 자게 하였다. 새벽녂 새가 어디에 잇나 찾아보니 보이지가 아니했다. 그런데 아침이 오니 어디에선가 나타나서  지지배배 소리로 아침을 시작하였다.새를 위해 장에가서 모이도 사다주고 하였건만 그 기쁨은 잠시뿐 아내는 새를 산속에다 놔주어야 한다고 태도가 돌변 하였다.

야생새가 아닌 탓에 야생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내 말에도 상관없이 아내는 새를 어디엔가에 가져다 버렸다.새이름을 초롱이라고 까지 직접 작명하면서 좋아라 하던 자신을 망각하고 똥을 많이 싼다는 이유로 지저분해 진다는 이유로 초롱이를 가져다 버린 것이였다.

날씨가 추워 졌는데 초롱이는 잘지내는지 모르겠다.맘씨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이 추운 겨울 무사히 보낼 수도 잇으련만 .. 몇칠동안의 인연이였지만 초롱이와 함께 지냈던 추억만은 아이들과 가족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그런 기억을 남겨준 초롱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어쩌면 영원히 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