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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가수 소찬휘씨에게 무안 당하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4. 7. 15.

 

가수 소찬휘씨에게 무안 당하다...

 

공연이나 연극 ,콘써트 등을 구경갈 물질적 시간적  여력이 없다보니 공짜 공연에 자연 관심이 집중된다.

얼마전에 가수 소찬희씨가 전자랜드 개업 몇주년 기념으로 온다는 프랭카드를 보고 그날을 기다렸다.

그날이 되자 일을 접고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그런데 아내는 극구 사양한다. 복잡해서 싫다는 것이였다. 몇번을 달래고 설득을 시켜서 가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지 못하는 아빠의 미얀함 때문에 함께 가고 싶었던 것이다. 돈드는 것이야 못해 주지만 공짜는 부담이 없는 것이다.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해 보니 사람들은 별로 붐비지 아니했다. 잠시후에 보니 내가 서있는 바로 코앞으로 소찬희씨가 등장했다. 무대에 서기전 대기하고 있는 것이였다.

소찬휘씨의 가창력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던 내가 눈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그냥 멀거니 바라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용기를 내어 바짝 다가가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청하엿던 것이였다. 그런데 그같은 나의 행동을 본 소찬휘씨는 그냥  멀뚱하게 나의 얼굴을 슬쩍 쳐다 보기만 한 후 곧바로  관심도 없다는 듯이 얼굴을 돌려 이온 음료수를 무표정하게 들이키는 것이였다.

그러자 옆에 경호원들이 나의 손을 밀쳐 버렸다. 멀쑥해지고 무안해진 나는 순간적으로 아내의 눈을 바라 보았다. 아내는 그게 뭔 창피스런 일이냐는 듯 째진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한심 하다는 눈치 였다.나는  더더욱 무안해 졌다.

아이들 앞에서 허탈한 심정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 앞에서 왠지 창피한 생각도 들었다. 무안해진 얼굴로 몇걸음 물러나 소찬희씨의 신나게 노래 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냉정한 눈빛을 보이던 조금전과는 달리 웃음가득한 모습으로 관중을 압도 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찰나의 순간에 새롭게 변신한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어느것이 그녀의 실체이고 어느것이 연극인지 헷갈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이난들은 현실적인 삶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광란적으로 노래하던 그녀의 무대가 끝나자 마자 갑자기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바로 코앞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엿다. 아내의 입은 함박웃음이 넘쳐 입이 찟어 질듯이 벌어졌다.  이렇게 가까이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을 난생처음 본다는 것이였다.그 덕분에 소찬휘씨에게 당한 무안의 기억이 사라졌다.

아이들과 아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나또한 함께 웃음보가 터졌다. 불꽃놀이를 코앞에서 보니 정말 장관이였다.돈을 버는 것을 포기하고 공연을 온 것이 조금도 아깝지 않을 정도 였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날이였다. 무안당한 씁쓸한 마음도  물론 남겟지만..

말이다.이것이 인생이다. 쎄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