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천안의 중심부에 있는 오랜전통의 모 교회 정문 앞에는 여름전도 여행이라는 큰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여름전도 여행이 무엇인지 자세히 몰랐던 나는 꽤나 궁굼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그런데 몇칠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북적대는 천안 터미널 앞 도로 쪽에 태산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들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나는 큰 데모라도 하는것이구나 생각했다.소리나는 곳을 쳐다보니 수백명의 사람들이 떼를지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였다. 지하철역 앞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 을 목이터져라 외치는 사람들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고함을 치고 있는 것이였다.
선두에 선 사람들은 여름전도 여행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앞장서고 있었고 지도자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서 크게 구호나 성경말씀을 외치면 뒷따라 오던 사람들은 합창을 하는 것이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릎을 끊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고막이 터질 정도로 고래고래 통성기도를 하기도 하였다. 어떤 사람은 지나가던 사람을 마구 붙잡고 예수를 믿으라고 권하는 것 같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걸어가거나 그들을 피해 도망가는 형국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싫다고 하는 사람을 끝까지 쫓아가며 예수를 믿으라고 종용하는 것 같았다.
이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플랜카드에는 얼마전 보았던 여름전도 여행 플랜카드가 걸려있던 모 교회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름전도 여행의 궁굼함이 풀렸지만 내게 남는 것은 여름전도 여행의 비극적 모습뿐이였다. 그런데 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어쩌다 하나씩 있었다. 그들은 모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이나 노숙자로 보이는 초라한 몰골을 가진 사람들뿐이였다. 나는 이모습이 고르반을 외치는 바리새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비쳐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혀를 끌끌차고 째진눈으로 쳐다보건만 여름전도 여행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찬 교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여름전도 여행의 비극을 본듯 하였다,
그로부터 몇칠후 아내와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고민끝에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하기전 한무리의 젊은 청년들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시골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등을 안마해 주기도 하고 환한 웃음으로 말상대를 해주기도 하였다. 정좌나무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과 아주 제미있게 대화를 하는지 연실 웃음이 떠나지를 아니했다. 그들이 타고 온 듯한 봉고차에는 여름전도 여행이라는 표지판이 조그마하게 적혀 있었다. 농사도 도와주고 안마도 해드리고 어르신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도 하면서 함께 웃고 재미있게 보내면서 은근 슬쩍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듯이 보였다. 나는 �은 청년들의 전도 여행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여름전도 여행의 희극을 본 듯 하였다.
그런데 올해 몇칠전 또다시 천안시내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교회에서 여름전도 여행을 하는 것이였다. 교인들을 피해 인상을 찌푸리며 도망가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였다. 교인들 앞에는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다. 혹시나 불신자들과의 마찰이 생길까봐서 보호 하려는 듯 했다. 밤늦은 시간에 경찰들이 잠도 못자고 고생을 하는 것이였다. 늦은밤 시간 무슨 전쟁이라도 난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 과연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인지 복음을 훼방하는 것인지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허나 꽉 막힌 시각으로 목사의 지시에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은 신앙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어떤 진리의 말인들 귀에 들릴까? 거리에서 크게 기도하면서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남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썼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이들과 겹쳐질 뿐이였다..여름전도 여행의 비극을 또다시 본것이다.조용히 바람처럼 알게 모르게 다가가는 복음을 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가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광란의 전도 여행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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