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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인생칼럼

택시손님과의 대화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7. 8. 25.
 *아이엠에프*

1.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는 바람에 대한민국이 국가부도가 나서 국제적 도움을 받으며 나라가 연명하던 시절이였다.소위 아이엠에프라는 것이였다. 그 때 나는 택시 운전을 하고 있었다. 밤늦은 시간 어떤 아주머니가 택시에 올라 탔다. 그런데 하늘이 꺼져라 한숨을 몇번이나 쉬는 것이였다. 아주머니 무슨 괴로운 일이 있으세요?.하고 물어 보니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문을 열어 놓았다.

 

남편이 직장에서 정리해고로 실직자가 되었고 계속 직장을 구하지 못해 놀고 먹는 상태인지라 더이상 방관 하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 빛을 얻어서 아주 조그마한 식당을 하나 차렸다고 한다. 그런데 차린 식당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현상 유지도 어렵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할 수 없이 밥먹으러 온 손님들을 꼬셔서 술을 먹도록 유도 하여 함께 술을 마시며 단돈 몇푼이라도  더 벌려고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날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화를 내기 시작했고 부부간의 다툼이 잦아 졌다는 것이였다.

 

어느날 손님과 술을 잔뜩 먹고 나서 술에 취해서 택시를 타고 들어갔는데, 그날 밤 늦게 까지 술을 팔아서  술값으로 수표를 받았는데 하필이면, 택시비를 낸다는 것이 수표로 냈다는 것이였다. 아마도 술에취해  천원짜인 줄 알고 낸것 같다는 것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돈을 세어보니 수표가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고, 남편 앞에서 택시비를 수표로 잘못 낸것 같다고 하소연을 하였다고 한다.

 

남편은 술을 잔뜩 먹으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 타박을 하였고, 아내는 누구는 좋아서 술을 마시느냐고 하면서 남편의 무능을 타박 하였다고 한다. 싸움이 격화되어 서로의 자존심 마져 건드리는 말까지 하게 되었고 결국은 벙어리마냥 말한마디 아니하고 얼음같이 냉정한 시간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내가 일을 끝마치고 들어와보니 남편이 사라졌고,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일년 ....자그만치 일년이 넘어 가는데 남편에게서는 단 한번도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였다.

 

자존심이 너무도 강한 남편이였는데, 자존심을 지켜 주지 못한 탓에 남편이 집을 나간 것 같다며, 너무 사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였다. 그토록 사랑한 남편을 단돈 10만원 때문에 어디에 사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으로 까지 몰고 간 것이 너무도 후회 스럽다는 것이였다. 남편이 돌아오면 식당을 그만 두고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며 남편을 최선을 다해 사랑해 주겠다고 말을 하였다. 지금 쯤은 그 아주머니의 남편이 돌아 왔을까?

                                                 *  우울증 *

2.얼마전  명랑하고 맑아 보이는 얼굴을 한 자그마한 아주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탔다. 이 아주머니도 차에 올라타자 마쟈 하늘이 무너져라 한숨을 아주 길게 여러차례에 걸쳐 내쉬는 것이였다. 아주머니 무슨 일 있으세요? 라고 물으니 주변 에서 하도 충격적인 일이 많이 벌어지다 보니 요즘은 사는게 너무 두렵게 느껴 진다는 것이였다.  "무슨 일이 신데요" 하고 물으니. 먼저 달인 2월달에 자기하고 친했던 동창친구 5명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였다는 것이였다.

 

네 명의 친구는  목을 매달아서 자살을 하였고, 한 명은 옥상에서 떨어져서 자살해 죽었다고 한다.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친구는 정확한 사인을 판별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대에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국가수에는 검안할 사체들이 너무많이 대기하고 있어서  사인을 알아 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였다.

 

친구 다섯명이 먼저 달에 자살을 한 것 때문에 괴로운 심정이였는데 , 어제 또 친구 한명이 자살해 죽었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였다. 더구나 작년 9월달에는 남편 동생인 시동생이  사업이 부도가 나서 자살을 해서 죽었다는 것이였다. 주변 사람들이 수도 없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괴롭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서 죽어간다. 그러나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극단이기주의는 그런 비참한 현실마져 아무것도 아닌 일로 포장시켜 버린다. 우리 이웃의 비참한 현실보다,누가 대통령이 될까? 우리나라 축구가 이길까? 어떻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있나? 내 자식만은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하느님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멋진 교회를 짓자, 라는 자기영광을 위하는 일에만 정신을 몰두 한다. 나만을 위한 삶이 결국은 나를 죽음의 길로 몰아넣고 지옥의 끝자락으로 끌고 간다는 사실을 깨닫지를 못하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려 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져서 죽어간 이들과 가난에 신음하다 노숙자가 된 자들의 아픔을 위로하지 못한 죄값이 내 몫으로 돌아 온다는 사실을 어찌 깨달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