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부터 나는 꿈이 하나 있었다. 산에 둘러 싸인 아담한 시골집을 하나 사서 그 속에서 산야초로 효소를 만들기도 하고 산야초 약제도 만들면서 세끼밥을 먹고 호흡하며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지고 싶은 꿈이였다. 숨막히는 도시가 너무도 싫다 하면서도 누구나처럼 나 또한 도시에 갇혀 살고 있는 고통속에서 벗어나고픈 간절함이 그런 꿈을 만든 것이리라.
얼마전 내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시골집을 하나를 구경하게 되었다. 내 맘에 쏙드는 집이지만 , 사실은 그집을 살만한 여유가 내게 있을리 만무하였다. 꿈을 이루고픈 바램은 지나치리 만큼 강하게 솟구쳐서 결국 아내에게 보여 주려고 함께 가보았고, 아내 또한 너무도 맘에 든다면서 꼭 구입하였으면 좋겠다고 되풀이 말을 하였다.
어찌보면 나보다 아내가 더 열성적으로 그 시골집을 간절히 원하는 듯이 보였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꼭 사고 싶지만 대출가지고도 어림반푼없는 일이기에 아내는 장모님집을 찾아가서 나중에 돈을 갚아 줄테니 다만 얼마의 돈을 빌려 달라고 하였나 보다. 예견하였던 대로 아내는 실컷 욕만먹고 견디다 못하여 장모님과 말싸움까지 번져 밤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 왔다
장모님은 딸인 내 아내를 볼 때마다 장모님을 길러 주신 그 어머님을 죽도록 원망을 하시곤 하셨다. 많은 딸자식중에 태어난 아들만을 애지중지 보물처럼 아끼고 키우다가 결국에는 딸들에게는 십원한장 재산을 나누어 주지않고 수많은 재산을 외아들에게만 다 나누어 주었다고 하면서 아들딸을 편애하는 것이 너무도 나쁘다고 하면서 죽도록 고생시킨 자신에게 어떻게 십원한장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을 수있느냐고 한탄을 하시곤 하셨던 것이다.
그런 장모님이 자신이 오랜세월 원망하던 분과 마찬가지로 아들에게 재산을 전부 물려주려고 하였으나, 세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물려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억울하다고 하는 심경을 아내에게 고백하면서 돈 빌려 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말라고 하셨나 보다.그냥 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될 것을 "너희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 집을 사려고 하느냐" 라는 호통에 아내는 그 말을 듣고 너무도 실망하여서 집으로 돌아 온 것이다.
못배우고 가진것 없다는 이유로 장모님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이라고 아내는 나에게 울분을 자아내며 심경을 토로 하였다. 기나긴 세월동안 남편이 간절히 원하던 그 꿈을 이루어 주고파서 자존심을 무릎쓰고 어머님을 찾아가서 손을 벌려 보았지만 거절을 당하니 억울하다는 심경이 들 수밖에 없었나 보다.
사람들은 남의 죄악은 잘 분별하면서 자신의 죄악은 여간해서 잘 깨우치지를 못한다. 북한의 김정일이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듯이, 박정희 전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듯이, 이완용이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듯이 ,장모님의 어머님이 그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듯이, 장모님 또한 그 어머니와 똑같은 행위를 답습하면서도 깨우치지를 못한다.
그렇다 ! 사람들은 오직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남을 배려하는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 산다. 오로지 내 자신밖에 모르고 살아간다. 이런 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알게 된다면, 사랑을 외치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믿고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가식적인 목불인견인지 깨우치게 된다. 욕심을 부리면 부릴 수록 마음에 짐은 버거워 지건만, 비우기 보다는 채우려고 애를 쓰다보니, 솜을 짊어진 나귀가 물에 빠져 들어가는 것처럼 고통의 짐을 더욱더 무겁게 만드는 어리섞은 짓을 행하는 것이다. 그 욕망이 나의 마음만 고통속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이웃 사람들까지 고통을 더하게 만든 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사람은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함께 지낼 수가 없다. 욕심가득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은 그 욕망을 날마다 보는 것 자체가 견딜 수없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함께 사는 삶을 살지 못한다. 마치 맛있는 소뼉다귀를 독차지한 개가 개집에 들어가 혼자 먹는 것처럼 말이다.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그나마 인간적인 선을 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함께 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기 혼자 잘먹고 잘사는 것보다 더 마음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욕심을 부리면 부릴 수록 불행한 삶이 되는 이유는 이 세상이 헛되고 헛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헛되고 헛된 곳이라는 사실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욕심이 곧 불행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것이다.
내 부모님이 본인들만을 위해 사시듯이, 내 장모님이 본인을 위해 사시듯이,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간다. 남을 배려 하는 것은 남는 찌끄러기가 있을 때 뿐이다. 이런 몹쓸 병에 걸려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세상의 삶이 왜 헛되고 헛된 것인지 알 수있을 것이다. 시골에 들어가 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자연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살아가겠다는 나의 꿈조차도 어찌보면 나의 욕망이리라. 살려는 자는 죽고 죽으려는 자는 산다...
* 이 세상에 돈이 생겨 나고 부터 사람들은 자연을 마구 파괴하고 최대한 많이 가지려는 욕망이 생겨났다. 그리고 자연에서 생산된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없는 마음의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 이기주의자라는 괴물로 변하였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로 가야 하나?. (0) | 2008.01.08 |
---|---|
들꽃교회 방문기... (0) | 2007.12.11 |
사탕일까요, 콘돔일까요? (0) | 2007.10.10 |
물놀이 할 때 빠지면 익사 할수밖에 없는 죽음의 장소 (0) | 2007.08.27 |
물에 빠져 죽어가는 날 살려준 생명의 은인 (0) | 2007.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