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섰다. 아들은 들꽃 교회를 가자고 하고, 아내는 대천에 계신 유원상 선생님께 가지고 한다. 한참을 달리다가 아이의 말대로 들꽃교회로 가려고 마음을 먹었고 들꽃으로 가자고 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아내는 반대였다. 결국 그 문제로 불거진 다툼은 한바탕 전쟁을 일으켰고, 나는 운전대를 놓고 뒷자리로 가서 앉았다.
산야초 효소를 한 잔 마신 탓에 약간의 취기가 올라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나 보니 아내는 좁디좁은 골목길을 어렵사리 운전을 해 나가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메인가 눈을 깜박이며 응시하다보니, 10여년전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잠시 살던 홍성의 단간셋방이였다.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시는 곳인데 몇년에 한번씩 찾아 뵙고는 하였는데, 아내는 지난 날을 상기시키려고 이곳에 왔나 보다. 그 집 앞에서 한 참 있다가 들어가지도 않고 아내는 다시 차를 출발 시켰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서 어둑어둑해 지자 아이는 배가 고프다고 한다.어디로 가서 밥을 먹어야 하는지 갈팡질팡 하는 아내 대신 내가 운전대를 잡고 여기져기 헤메이다가 결국 도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하여 어둠이 내린 시간에 대천에 사시는 유원상 선생님댁에 도착을 하였다. 유선생님은 저녁운동을 하러 나가셨고, 함께 사시는 권사님만이 우리를 보자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 오신 유선생님은 언제나 처럼 똑같은 대화를 하셨다. 선생임과 잠시 스친 인연밖에 기억이 없으니 항상 같은 말씀만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
선생님의 모습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척이나 야위어 보이셨다.이번이 마지막일지 아니면 다음에 또 만나뵙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흘러가는 세월괴 시간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이런 만남 속에서 내 자신이 얼마나 헛되고 헛된 세상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 것들이 모두 한 낱 장난감밖에 안되는 것일진대, 그 장난감 같은 것을 서로 소유 하려고 아귀다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인간처럼 어리섞은 존재도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려는 자는 죽고 죽으려는 자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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