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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회신앙

죽은자의 시신을 보았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5. 2. 6.
죽은자의 시신을 보았다.
새벽녁 아내가 훌쩍거렸다. 나는 왠만한 일에도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성격이기에 그냥 못본체 하려고 하다가 자꾸 내쪽으로 파고들면서 응석을 부리는 것 같아 "왜 울어 " 하고 무뚝뚝하게 물어 보앗다. 보나마나 애들장난같은 일이기에 코웃음으로 결말이 나기에 시쿤둥한 질문이였다.

역시나 였다. 꿈속에서 자신이 죽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울었다는 것이였다. " 꿈은 반대이니 아마도 내가 죽는 것을 예지한 것인가 보지!" 하며 말대꾸를 했다.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핀잔을 하는 아내의 말이 끝나고 난후 얼마후에 전화가 왔다. 큰엄머님이 돌아 가셨다는 것이였다. 어릴적 집을 가출해서 삶을 살아오신 아버지 덕분에 친척간의 왕래는 거의 없었다. 큰어머니를 겨우 두번 보앗을 뿐이다. 도착하고 보니 시신을 시관하고 있었다.

관속에 집어넣는 것이였다. 난생처음 보는 일이였지만, 그리 놀라운일이거나 슬픈일로 다가오지는 아니했다. 관에 집어넣기전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시신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었다. 뻣뻣하게 말라 굳어 있는 큰어머님의 모습을 지켜 보면서  참으로 우리네 인생들이 얼마나 무가치한 삶을 살다가 가는 존재인가를 느낄 수잇었다.

그 모습이 머지않은 나의 모습이건만 온 세상이 나로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착각하고 나의 영혼 구원을 위해 발버둥치고 잘먹고 잘살기 위해 애를쓰고 있었으니 참으로 인간처럼 무지한 존재도 없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조문을 왔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같이 기독교인임을 밝히고 절대신 기도를 하고는 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한국도 많이 변하긴 변햇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언제나 절을 한다. 그 생각은 내가 죽을 때까지 변함없을 것이다. 물론 절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상주들이라면 나는 절을 하지 않겟지만 말이다.. 나는 상주옷을 입었고 큰아버지와 형제들과 술한잔 하고서 몇시간 후에 내려왓다...

오늘 이 시간을 살며 티격태격하는 우리들도 머지않아 흙속으로 되돌아 갈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들의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욕망의 찌꺼기 뿐이였는가를 깨달을 때다 오겠지.. 온갓 욕심으로 오직 나밖에 모르는 악마의 삶을 살면서도 하느님을 위한다고 말하는 위선으로 가득찬 내 모습을 볼 수잇다면..그것이야 말로 은혜중에 은혜일지어다..

김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