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내 집 대문을 가볍게 넘어 내 공간을 침범하였습니다. 나의 현관문의 열쇠장치를 망쳐놓았고, 나의 창문을 박살내고 들어왔습니다. 내 공간 구석 구석을 뒤지고 엉망으로 만들고 난 후, 결혼반지 등 폐물을 가지고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내 소유가 감소하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 소유가 나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감소하는 일을 막기 위해 내 돈을 투자하여 내 현관물을 수리하고 방범창문을 달았습니다. 누군가 보안업체 스티커를 구해준다고 하여 좋다고 하였습니다. 재산 뿐만 아니라, 내 아내, 내 아이들을 내 소유로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져 보안능력을 향상시킬만한 여러 장치들도 알아두었습니다.
그런데 내 소유를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내 행위를 높이 쌓아가고 있을 무렵, 이번 절도사건으로 내가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려주었습니다. 도둑 맞은 것도, 지켜야 할 것도 모두 내것이라면 나는 도대체 누구의 것이라는 말입니까? 성경은 놀랍게도 내가 "그리스도의 것" 이라고 합니다. (고전 3:23)
그렇다면, 위의 적은 모든 문장을 다 수정해야만 합니다. 집, 대문, 현관문, 창문, 결혼반지, 폐물, 아내, 아이들 모두 그리스도의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나를 가져가 버리시니 내 것이라곤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는 그리스도의 것을 철저하게 내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도둑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천사(도둑)를 보내셔서 과연 누가 진짜 도둑인가를 알려주셨습니다. 도둑은 천사가 되고, 피해자라고 여겼던 나는 도둑이 되어버린 이 이상한 글을 쓰면서 나는 도대체 뭐가 좋은지 히죽히죽 웃고 있습니다.
도둑을 맞고 나서야 내가 도둑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죽고 난 후에야 내가 살인자임이 드러납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분의 죽음에 매몰되고 난 후에야 내가 하나님의 아들을 살해한 죄인 중의 괴수임이 확정됩니다. 동시에 그 원수까지 사랑하신 예수님만이 참 사랑으로 확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