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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사기꾼에게 사기 당하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9. 5. 15.

사기꾼에게 사기 당하다.

 

몇달 전 일이다. 대전에서 손님이 약초를 구입하러 찾아 오겠다고 하여 산에 가지 않고 기다렸다. 집에 도착 하였다 하여 마중을 나가니 검정색 에쿠스리무진 차에서 젊은 부부와 그 어머니 같은 사람들이 내렸다. 전화통화를 한 사람은 나이가 드신 분이셨다. 전화통화에서 자기 자식이 판사인데 건강이 좋치 않아 산삼을 몇뿌리 먹이고 싶다고 하면서  구경할 겸 찾아오겠다고 한 후 직접 찾아 온 것이다.

 

 

이것 저것 여러 약초를 보여 주니 구경만 하다가 약초 두가지 정도를 구입해 갔다. 보여준 산삼은 나중에 사겠다고 하자 옆에 있던 젊은 부부가 " 어머님 " 제가 사드릴꼐요" 라고 말하길래 나는 그 부부가 자식과 며느리인줄 알았다.

 

약초만 두가지 정도 구입하는 값으로 모두 구권화폐인 만원짜리로 지불하길래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 부정한 돈은 아닌가 하는 미심쩍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날 약초를 구입해 간 아들이 판사라는 그 여자분에게서  다시 전화가 와서 약초를 보내 달라는 것이였다. 소포가 아닌 고속버스로 보내라고 하여, 그렇게 보내 주었다. 그런데 곧바로 보내 주겠다던 돈을 몇날 몇일이 지나도 보내주지 않아서 전화통화 후에 송금을 해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다. 먼저 번보다 더 많은 약초를 고속버서로 보내 달라는 것이였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산행을 다녀 오려고 하던 중이라 다음날 보내면 어떻겠느냐고 물어보니 , 너무 급하다며 당장 보내 달라고 하길래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서 약초를 보내 주었다.

 

그런데 몇일이 지나도 입금을 해주지를 아니 하였다.  전화를 할 때 마다 상가집이라고 하기도 하고 바빠서 그런다고 하기도 하고, 아들 딸이 의사들인데, 모텔건물을 몇개 사서 유산으로 나누어 주려고 하는데 구입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그런다면서 건물 월세금이 들어오면 주겠다며 뒤로 미루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다가 결국은 없는 전화번호라는  통화음이 들려 왔다. 그동안 약초를 보내 준 후 돈을 받지 못한 적이 여러번 있었지만, 이렇게 당한 적은 처음이였다. 살다보면 별사람이 다 있구나 하면서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여자분에에서 전화가 왔다. 바로 나에게서 약초값을 떼어 먹은 그 여자와 함께 찾아 왔던 부부중 부인이였다.

 

그 때 함께 찾아왔던 그 여자에게서 혹시 연락이 오지 않았느냐는 것이였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자신이 그 여자에게 사기를 당하여 1억원정도를 빼앗겼다는 것이였다. 모텔을 구입하는데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다며, 일억원을 잠시 빌려 쓰면 후하게 사례금까지 준다고 하여 빌려 주었는데 , 곧바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는 것이였다.

 

그 여자분이 어머님이 아니였냐고 물어 보니, 그냥 모텔에서 만난 사람이였다는 것이다. 아니 모텔에서 만난 사람을 뭘믿고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 주었느냐고 물어보니 그동안 자신들에게 너무도 많은 돈을 선심쓰듯 쓰고 비싼 약초같은 것들을 선물도 하고 하길래 그런 사람일줄은 손톱만큼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이였다.

 

경찰서에 신고를 해 놓았지만, 혹시 나에게 전화연락을 해 온적이 있나 해서 전화를 하였던 것이다. 일억원이나 사기를 당하였다는 그 여자의 말을 들으니, 내가 당한 것은 세발의 피도 못된다는 생각이 들어 말조차 꺼네기도 부끄러웠다.

 

험난한 세상을 힘들게 살아 오면서 나름대로 사람의 됨됨이를 목소리와 얼굴만 보고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우쳐 주는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참으로 속을 알 수없는 것이 사람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먹는 약초값을 주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불편한 마음으로 먹는 약초가 과연 건강에 이로울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이 든다. 질병의 상당부분은 마음과 연계되어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약이 될 수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다. 번듯한 가게를 하면서도 자신의 부모님이 몸이 아프셔서 드시게 하는 약초 값마져 떼어 먹은 사람도 있다.

 

참으로 인간처럼 어리석은 존재도 달리 없는것 같다. 여러 차례 이런 경우를 당하다 보니 이제는 약초값을 미리 받지 않고는 보내 주지 않게 되었다. 먹고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고단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