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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원추리 쌈...그리고 산초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5. 5. 1.

나물을 캐면 흔히들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무쳐 먹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나물을 살짝 데쳐서 수십가지 산야초로 만든 쌈장에 싸서 먹으니 참으로 그 맛이 일품이였다. 원추리는 새싹이 갓 나온 것이 맛이 좋은데, 그중에 땅속에 박혀 있던 새하얀 밑둥이 특히 맛있다.

 

원추리를 캘 때에는 최대한 허연 속살이 많이 드러나도록 캐는 것이 좋다. 아내는 작년에 따서 말려놓은 산초와 칡뿌리 원추리 뿌리 그리고 감초 몇조각을 넣고 물을 끓였다. 대부분이 산초로 이루어진 약물을 만든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가 원해서 아내가 만든것이다. 몇달전 에어컨 항균필터를 오랜동안 갈아주지 않은 차를 탄 후에 목속으로 수많은 미세먼지가 상당량 들어가서 몇달동안 목이 아프고 가래가 들끓었다. 아직도 그 후유증으로 인해 목이 막혀 있고, 가래가 조금씩 생성된다.

 

문득 산초가 눈에 띄였고 그것을 끓여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야초 효소도 거의 동이난 상태라  아내가 잘 타주지를 아니한다. 아내에게 산초를 끓여 달라고 몇번을 말했으나 듣지를 아니하여서 결국은 내가 끓여 버렸다. 컴퓨터를 오래하면 할 수록 전자파에 유달리 약한 신체를 가진 나는 목의 가래가 많이 생성된다. [오염된 차를 타기전까지 일생동안 한번도 가래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왔었다. 감기에 걸리는 때 외에는]

 

한잔을 타서 마셔 보았더니 정말이지 침맞고 삔데가 순식간에 사라지듯이 아픔까지 동반했던 탁하던 목이 막힌 곳을 뻥하고 뚫어 버리는 뚫어뻥 처럼, 뻥뚤려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약이란 효과를 보려면 한번 시작하면 완치될 때까지 먹어야 하는데,나는 끓이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다시 목이 탁해지고 가래가 생기자 아내에게 끊여 달라고 하였더니 손쉽게 응해 주었다.

 

산초와 칡 원추리 뿌리 감촐르 넣고 아내가 끓였더니 더욱 강한 효과를 발휘하는 느낌이 들었다. 약초란 단 한가지 처방으로 많은 효과를 나타내는 수도 잇지만, 어떤 것은 이렇게 여러가지로 인해 상승작용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궁합이 잘 맞는다고나 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릅이나 산초, 옷나무 엄나무 오가피 나무 같은 계열은 몸소의 독을 빼내는 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몸에 좋다고 하니 아예 나무를 싺쓸이 해서 베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전 북면쪽의 산에 산마물을 뜯으러 가보앗더니 많은 엄나무가 베어진 상태 였다.가지를 조금 잘라내는 것도 아니고 아예 잘라버리니 더이상 나무는 번식할 수없고,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욕망에 의해 약이 꼭 필요한 사람은 써보지도 못하고 죽을 수가 있는 것이다.

 

 

자연을 최대한 아끼면서 자연을 이용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내 자손이 살고 내 이웃도 살 수있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