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가족산삼을 심봤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5. 5. 24.

 

두달 보름전에 다리가 골절되어 이제껏 제대로 걷지를 못하였다. 완치 되지는 아니했지만, 그럭저럭 다닐만 하여서 그토록 가고 싶었던 산삼을 캐러 부모님과 아내 아들을 데리고 갔다. 금산에서 처음으로 인삼을 심었다는 개삼터 마을 뒷산에 올라가서 헤메였지만, 짐작대로 아무것도 구경을 하지 못했다.

 

다시 길을 떠나 진안쪽으로 가다가 어느 야산에 올라 갔으나 더덕 몇뿌리와 잔대 몇뿌리만을 캐었다. 다시 길을 떠나 옥천 쪽으로 가다가  산에 올랐다. 한참을 헤메였으나 산삼을 찾지 못하고 내려왔다. 그런데 산에서 금방 내려온 사람들이 나를 보더니" 산삼캤어요?" 하고 묻길래 "그냥 약초나 캐러 다니는 겁니다" 하였더니 " 산삼캐는 전문가 처럼보이는데요" 하고 말하더니 자기네는 산삼을 캤다고 하였다. 보기에는 초보 심마니 분들 같은데 아마도 산삼을 캔 기분을 억누르지 못해 나에게 발설을 한것 같았다. 어디서 캤냐고 물으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왜 쓸데없는 말을 하느냐고 그사람을 끌고 가려 하였다. 한뿌리만 캤냐고 물으니 2구 한개와 3구 한개를 캤다고 하면서 차를 타고 쏜살같이 떠나버렸다.

 

산에 올라 보니 산속에 삼밭이 있어서 혹시나 오해를 받을까 하여 산도 뒤지지 못하고 내려 온것이 마음에 걸리고 그 사람들이 산삼을 캤다하니 다시 올라가서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산에 또다시 올랐다.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발견하지 못하였다. 땅거미가 져가는 저녁 풍광을 바라보면서 집으로 돌아 왔다.

 

그런데 다음날 왠지 산에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눈치를 보며 산에 가야겠다고 말하니 왠일인지 아무말도 하지 아니했다. 그때 바가지를 긇었더라면...마음편히 나는 산에 올랐다. 작년에 두 뿌리의 산삼을 캔곳이였다. 산에 올라서기 시작하니 어쩌면 산삼을 캘것 같다는 느낌이 불현듯 들었다. 그 예감대로 나는 가족삼을 보았다. 한 열일곱 뿌리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다섯뿌리 정도 되는 곳을 발견한 후에 다시 열두뿌리 정도 되는 가족산삼을 보았다. 그런데 산삼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닌듯 하였다. 산삼을 발견한 어제저녁은 그냥 내려오고 오늘 다시 갔다. 그리고 산삼을 사람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여덟뿌리는 옮겨 심고 두뿌리는 친구에게 보내 주었다.

 

세뿌리는 집에 가지고 왔다. 하나는 장모님을 드리고 하나는 어머님을 드리고 나머지 한뿌리는 내가 키우기 위해서 였다. 어린 산삼들이라 아마도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워도 좋을 것 같아 캐온 것이였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몇뿌리인지 확실히  알수는 없으나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가 임자를 만나면 팔생각이다. 산삼 씨앗을 받아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팔리지 않으면 가을까지 내버려 둘 생각이다. 행여 다른 심마니가 캐어 간다면 어쩔수없을 것이며 속이 아플지도 모르지만 그냥 그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