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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이를 둘러메고 다닙니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4. 8. 28.
아이를 둘러메고 다닙니다. 15


가끔 가족들이 나들이를 가다보면 우리집 아이가 걷는 것에 지친다거나 졸음이 몰려올 때면 칭얼댑니다. 아이 엄마가 안스럽다고 여기는지 업어 줍니다. 나는 절때 없어주지 말라고 하지요.

 

 애엄마가 업고 가다가 힘들면 제게 애좀 안고 가라고 사정을 합니다. 애를 남자가 업고 간다는 것은 상식이 아니기에 업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안고 간다는 것도 아이가 다섯살이나 된 탓에 힘겨운 일입니다.

아이를 그냥 걷게 하라고 말하면서도 아내의 사정하는 모습에 굴복하여 애를 둘러 맵니다. 안거나 업는 것이 아닌 어깨에 쌀자루 매듯이 매고 갑니다.

 

 

둘러매어 가다보면 아이는 조금만 가다보면 힘겹다고 난리를 칩니다. 머리가 꺼꾸로 매달려 잇으니 피가 꺼꾸로 솟는 것이지요.저는 들은체도 안하고 그냥 갑니다. 아이는 나중에는 내려 달라고 통사정을 합니다.

그럴때 아이에게 질문합니다. '걸어갈거야, 아니면 계속 아빠에게 매달려 갈거야.? 라고요.. 아이는 얼른 '걸어갈거에요.' 라고 말합니다. 저는 아이를 내려줍니다.

 

 

 졸리던 잠은 씻은 듯이 달아나고 힘들다고 말하던 칭얼거림은 다시 반복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문을 가하는 폭력적인 아빠입니다.열을 열로 다스리는 것이지요. 배수진을 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둘러매는 일은 아주 쉬우면서도 재미가 있습니다. 그때문에 제 편한 대로 행동하는 것입니다.저는 언제나 저에 편한 대로 삽니다. 이것이 인생이다 라는 말로 제 자신을 정당화하는 한심한 인생을 사는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