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사고가 났었습니다.

by 골동품나라 밴드 리더 2004. 9. 4.
사고가 났었습니다. 28
신호등 교차로에서 출발하던중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던 봉고차가 내 차를 추돌하고 맞은편에 신호대기중이던 차 두대를 더 추돌하고서야 멈추었습니다.
정신이 멍한 상태였으나 신호등 사고는
증인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에
증인 설 사람의 연락처를 받고 뒷자석 여자 손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차문을 여니 손님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기가막힐 노릇이였지요. 물어보니 사람들말이 정신없이 도망치듯 달아나더라는 것입니다. 아니 무슨 죄라도 지었나 도망가게..하기사 죄지은 일이 없다면 몸도 다친것 같아 보였는데 말한마디 없이 차비도  안주고 자신의 안경은 차안에 떨어뜨려 놓은채 부랴부랴 달아날 필요는 없겠지요.

가해차량에 탓던 사람들은 피해차량의
피해에는 안중에도 없는 듯 자신들끼리 모여 대책을 세우느라 바뻐보이더군요.
한참이 지나도 가타부타 말이 없길래
제가 가서 물었죠. ' 신호위반 하신것 인정하시지요' 그러자 같이 동승했던 일행들이 오히려 역정을 냅니다. ' 경찰이 와서 다 할일인데 말하고 싶지 않다 라고...

저에 차량은 앞쪽이 완전 박살이 나서 엉망이였습니다. 가해차량은 별로 손상이 없었습니다. 사실 일초만 일찍 출발했더라도 즉사했거나 크게 다쳤을 것입니다. 가해차량은 한국통신 직원들의 차량이였는데 그 많은 공기업 직원들 중에 단 한명도 진실을 고백하려는 용기를 가진자가 없음을 보고는 제가 몇마디 했습니다.여러분 중에 단 한사람도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없느냐고... 여러분들이 모두 부인한다 해도
증인은 확보되어있고 진실은 금방 드러날 것이라고... 최소한 공기업 직원이라면 그런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느냐고..

그리고 말했습니다. 당신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차라리 빨리 인정하고 보험 처리만 해주면 된다고...경찰이 사고처리를 하게되면 운전기사는 벌점과 벌금 그리고 운전면허 정지까지 당할 수 있으니
빨리 인정하고 보험처리만 하라고...

그들은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운전기사는 나의 말대로  하고 싶었으나 상사라는 자는 내 말을 믿지를 않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은 파출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고처리를 수도없이 해본 베테랑 경찰관들에게 부인은 쉽지가 않지요.결국은 모든 것을 인정하더군요.
물론 나의 잘못도 있습니다. 하필이면 그 때 아폴로 눈병에 걸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던 때였거든요.어스름한 해질녁의 풍광도 시야를 어둡게 만드는데 일조했을 것입니다.

나는 차주인에게 참으로 면목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조사가 끝나도록 미얀하다는 말한마디 아니하고 몸은 다치지 않았느냐고도 묻지 않는 그들에게 차주인을 데리고 가서 한 소리 했습니다.' 이분이 차 주인입니다. 이번 사고로 차는 수리를 한다한들 차의 값어치는 뚝 떨어질 것입니다. 이 손해는 어떻합니까? 이렇게 차와 신상에 손해를 입혔으면 최소한 한마디 사과라고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요? 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한분 있었습니다. 사고후 전화를 받고
나중에 도착한 회사 직원인 듯 합니다 .'
'운전기사가 경황이 없어 그런가 봅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나는 이 말을 들으니 마음에 걸려있던 가시가 쑥하고 내려가는 기분이였습니다.

그런데 입장을 바꾸어서 내가 그들의 처지 였다면 어찌했을 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고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두려움과 걱정이 엄습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들과 다름없이  내  자신도 우유부단하게 행동하지 않았을까요?
그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을 내가 감히 그들보고 비겁하다고 비난하였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요.

나는 이번에도 사느냐 죽느냐의 찰나의 기로에서 서있었던  것입니다만 나는 아직도 더러운 인간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부질없는 욕심에 매여 삽니다. 참으로 주님의 은혜 아니고서야 무엇으로 이 더러운 육신의 죄를 없앨 수있을까요...

죄라는 것은 모두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한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안다는 것도 어쩌면  인간을 술수와 비열함을 잉태시키지는 무기가 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고로 인간의 탐욕은 참으로  세상 그 무엇으로도 제거 시킬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비계로 가득찬 육신을 벗기전에는....